"오바마의 승리" "윈윈"..美 FTA 타결 대환영

by김혜미 기자
2010.12.05 13:21:35

백악관 "한·미 FTA, 수출 증대·일자리 창출에 기여"
일부 의원들 쇠고기 문제에 불만..의회 비준 난항 예상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오랫동안 난항을 겪어 온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뒤 미국 정부와 의회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자동차 부문에서 상당부분 한국의 양보를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련 업계는 물론 미 언론도 환영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협상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일부 의원들이 불만을 드러내면서, 앞으로 의회 비준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FTA 타결을 높게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미 FTA를 "양국 모두에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평가했으며 "이번 FTA는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더 많은 선택권을, 미국 근로자들에게는 더 많은 일자리를 가져다주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FTA로 미국의 수출 규모가 110억달러 가량 증가하고, 일자리도 최소 7만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의회에서도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샌더 레빈 미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미국과 한국간 무역이 일방통행에서 양방통행으로 변화하는 극적인 발전"이라고 말했고,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이번 결과는 미국의 수출 확장에 중대한 단계이며 양국 협력을 강화시켜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협상 내용이 전해진 뒤 미국 언론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자동차 부문과 관련해 큰 성과를 얻어냈다면서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라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는 이번 협상 타결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최대규모의 FTA가 될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FTA의 가장 큰 수혜자로 평가되는 자동차 업계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앨런 멀랠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한·미 FTA는 한국 고객들에 대한 공급 기회가 늘어날 것이란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면서 "개정 내용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양국은 한국산 승용차에 대한 관세철폐 기한을 5년으로 연장하는 데 합의했으며,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가운데 미국 안전기준을 준수할 경우에는 자가인증을 허용하는 연간 판매대수를 제작사별로 최대 2만5000대까지 4배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한국은 당초 FTA 협정 발표 즉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으나 4년간 4%로 낮춘 뒤 5년 뒤 완전 철폐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번 FTA에서 쇠고기 문제가 협의되지 않았다는 점은 의회 비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 쇠고기업체들은 그동안 현행 40%로 부과되는 미국산 쇠고기 관세 철폐를 조기에 앞당길 수 있도록 로비를 벌여 왔다.

▲ 맥스 보커스 미 상원 재무위원회 위원장(출처 : 마더럿 보이스)
지역구의 주요 사업이 축산업과 관련된 의원들은 이번 결과에 벌써부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상원재무위원회의 맥스 보커스 위원장. 의회 비준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보커스 위원장은 "이번 결과에 크게 실망했다"며 "이번 FTA에 대한 판단을 유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일부 의원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메인주의 마이크 미쇼 하원의원은 "이번 합의는 자동차 산업에는 이익이지만 당초 목표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