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등 새 車 200여대, 단둥서 北으로
by조선일보 기자
2010.04.14 09:00:45
김일성 생일 ''태양절'' 앞두고… 중간 간부에 주는 선물인가
액수만 500만달러 달해
"3대 세습 다지기 위한 불만세력 회유용" 분석
[조선일보 제공]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4월 15일·태양절)을 이틀 앞둔 1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내부 단속용 선물로 추정되는 중국산 자동차 100여대가 중국 단둥(丹東) 국경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북·중 국경인 단둥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를 통해 똑같이 생긴 차량 30여대가 줄지어 북한 신의주로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중국에서 지난해에만 26만여대가 팔려 '인민차'로 불리는 'BYD사(社)'의 준중형급 세단 'F3'였다. 이날 오전과 오후에만 세 차례에 걸쳐 100여대가 넘는 차량이 북한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을 몰고 북한으로 들어간 운전자들이 다시 단둥으로 나와 다른 차량들을 몰고 북한으로 가져갔다는 것이다.
| ▲ 13일 오전 북한 명절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이틀 앞두고 북중 국경지역인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를 잇는 다리‘중조우의교’위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내부 단속용 선물로 쓸 중국산 차량들이 지나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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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주부터 수차례에 걸쳐 중국산 F3 100여대 이외에 고급 외제차와 지프, 대형 승합차까지 200여대 이상을 가져갔고 차량 액수는 500만달러(약 55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금까지 김정일 생일(2월 16일)과 김일성 생일에 고위급 지도부를 대상으로 최신형 외제차를 선물로 주며 권력구조를 다져 왔다. 하지만 이번에 들여간 중국산 신차는 중간 간부용 선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 소식통은 "이번 차량들은 북한 검찰과 보위부 중간 간부급에 전달되는 것들이고, 차량들은 전달받을 인물과 지역까지 지정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작년 12월 화폐개혁이 실패한 뒤 가장 피해를 많이 본 중간 간부급 지도자들의 사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차량들을 도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사기가 떨어진 중간 간부들을 방치할 경우 3대 세습을 위한 김정은 추대사업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불만 세력을 회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 대표도 "춘궁기를 맞아 대규모 아사(餓死)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북한 권력층의 달러잔치와 선물 공세로 주민 불만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