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없는 성장)②"모든 라인에서 명품 쏟아지게"

by류의성 기자
2008.11.10 10:00:57

투자의 현장을 가다..''LG전자 평택공장''
평택공장 글로벌 히트폰 생산기지로 주목
"명품 휴대폰 뒤엔 끝없는 생산성 향상 노력이"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폭염이 쏟아지던 지난 8월 초.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LG전자(066570) 디지털파크에 비상이 걸렸다. 여름 휴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남용 부회장이 느닷없이 디지털파크를 찾은 것.

디지털파크를 한달에 한두번씩 방문해온 남 부회장이지만, 휴가 기간에 수행원도 없이 혼자 현장을 찾았으니 임직원들이 당황한 것은 당연지사. 

남 부회장은 휴대폰 공장 라인 등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휴대폰 생산에 열중하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남 부회장의 느닷없는 방문은 디지털파크에 쏟는 그의 관심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LG전자 디지털파크에는 LG전자의 핵심인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DM(디지털 미디어)사업본부와 연구소가 있다.

LG전자 성장의 축인 평택 디지털파크



 
 
 
 
 
 
 
 
 
 
 
 
 
 
 

 

  
남 부회장의 관심을 듬뿍받고 있는 디지털파크에는 특히 LG전자의 전체 휴대폰 생산량 가운데 40% 이상을 소화하면서 프라다폰 등 최고급 프리미엄 휴대폰을 생산하는 평택공장이 있다.
 
LG전자는 지난 2005년 서울과 청주로 나눠져 있던 휴대폰 생산공장을 통합해 디지털파크로 옮겼다. 생산 기지를 일원화해 글로벌 휴대폰 제조회사의 생산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었다.
 
당시 청주지역 여론은 지역 발전을 이유로 공장 이전을 반대했지만, 결국 한국 휴대폰 사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라는데 양해했다.
 
LG전자는 디지털파크 통합운영으로 시설투자와 관리비용 등 연간 수백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CDMA와 GSM을 일괄 생산하면서 생산성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사업을 강화를 위한 인프라를 갖춘 디지털파크는 이때부터 `일`을 내기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 출시된 초코릿폰은 LG전자의 블랙라벨 시리즈 첫 모델이다. 초코릿폰은 `디자인 속에 기능을 구현하라`는 컨셉으로 2007년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1000만대를 돌파한 모델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이는 1000만대라는 수치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LG 휴대폰=프리미엄폰'이란 등식을 만들어준 계기여서 의미가 더 컸다.
  
블랙라벨시리즈 두번째 모델인 샤인폰은 금속소재를 휴대폰에 적용시키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700만대 이상이 팔렸다. 블랙라벨시리즈 세번째 모델인 시크릿폰은 500만 화소 카메라와 11.8mm의 두께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한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와 함께 개발한 프라다폰은 최근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메뉴버튼을 누르지 않는 터치스크린 방식을 적용하고 외형을 프라다 고유의 디자인으로 설계해 큰 관심을 모았다.
 
 500만 화소 렌즈와 손떨림 방지 기능, 초고속 동영상 촬영기능 등 차별화된 카메라 기능으로 큰 인기를 모은 뷰티폰도 평택공장 출신이다.





다른 사업부도 중요하지만 휴대폰은 LG전자의 성장을 가늠하는 핵심 부문. 올 상반기 휴대폰 매출은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했고, 영업이익은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66%를 담당했다. 그런만큼 LG전자가 지속성장을 위해 품질과 생산성 향상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평택공장에선 투자 대비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노력이 끝없이 시도되고 있다. 낭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작년 `원단위(原單位) 관리체제`를 도입했다. 투입 대비 산출(Output)을 점검해 낭비는 줄이고 생산성을 3배 향상시키자는 취지다.

특히 남 부회장 취임 이후 일본 도요타자동차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휴대폰 생산공정을 전면적으로 개선했다. 켄베이어 벨트 동선과 공정 순서, 자리 배치 등 일의 능률과 현장 인력을 고려한 실험이 이어졌다. 
 
LG전자는 먼저 공간의 낭비를 없앴다. 라인 길이를 15% 축소해 이동거리를 단축하고, 공간 1만5000평 중 7%인 1100평을 축소해 생산성을 높였다.
 
또 적시생산방식(Just In Time, JIT)을 적용, 과잉재고와 과잉설비 등 낭비를 최소화하여 필요한 제품을 필요한 만큼 필요한 시기에 생산하도록 했다.

생산라인은 멈춰서는 안된다는 `단순한` 전제하에 공정을 개선한 후 모든 공정이 물 흐르듯 돌아가도록 했다. 
 
특히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생산 방식인 `공용 파레트 시스템`은 도요타자동차 컨설팅과 맞물리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평택 휴대폰공장 라인에 적용된 공용 파레트 시스템



 
 
 
 
 
 
 
 
 
 
 
 
 
 
 
 
 
 
공용 파레트 시스템은 기계를 이용한 자동조립 과정에서 휴대폰을 파렛트 위에 얹어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모양이 제각각인 여러 휴대폰 모델을 단일 라인에서 생산하는 장점이 있다.

이전에는 모델별로 생산하는 라인이 지정돼 있어 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제품은 라인이 바쁘게 돌아갔지만 수요가 적은 제품을 생산하는 라인은 재고가 쌓이면 라인을 멈추고 쉬어야하는 단점이 있었다.
    
이로써 LG전자는 제품 특성과 수요를 면밀하게 분석해 평택 휴대폰 생산라인을 자동화와 반자동화, 셀라인 등 3가지 라인으로 정리해 운영하고 있다.
 
이상철 단말생산팀 부장은 "공용 파렛트 방식으로 전환한 뒤 하나의 라인에서 10분 간격으로 여러 모델들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며 "예전에는 1시간 이상 걸리던 게 50분이나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평택공장의 '프라다폰' 생산라인 효율화는 휴대폰 이외 다른 공장에서도 벤치마킹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