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삼우 기자
2007.06.17 22:30:47
[이데일리 김삼우기자] ‘경기 시작 후 5분과 종료 전 5분을 조심하라’는 축구 속설이 있다. 미처 전열을 가다듬기전이고 집중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시간이기에 득점이나 실점이 쉽게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위기이자 기회의 시간인 셈이다.
17일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성남 일화-대구의 삼성 하우젠컵 2007 13라운드. 성남이나 대구 모두 이 시간대에 비슷하게 기회를 잡았다. 성남은 전반 시작 1분, 대구는 후반 시작 1분만이었다. 하지만 성남은 골로 연결했고, 대구를 골포스트를 맞히면서 기회를 날렸다. 단순한 차이였지만 이로 인한 스코어는 3-0이었다.
성남에게는 쉬웠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대구를 몰아붙인 성남은 1분께 코너킥을 얻었다. 최성국의 킥에 이은 김두현의 크로스로 문전에서 혼전 상황이 벌어지더니 공은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기다리던 수비형 미드필더 김상식에게 굴러갔다. 김상식은 이를 놓치지 않고 왼발슛, 선제골을 뽑았다.
얼떨결에 한골을 내준 대구는 ‘베어벡호’의 샛별로 떠오르고 있는 이근호를 중심으로 매섭게 반격에 나섰으나 이미 전열을 정비한 성남의 탄탄한 수비라인을 뚫기가 쉽지 않았다. .
하지만 후반 시작하자마자 이번에는 대구에게 기회가 왔다. 1분여께 이근호가 성남 골에어리어 정면에서 날린 터닝 슛이 골문으로 향했다. 골문으로 빨려드는 듯했지만 공은 왼쪽 골포스트를 때리고 흘러나왔다. 대구의 변병주 감독이 땅을 쳐야 했던 장면. 성남이 강하다고 하지만 1-1이 됐으면 경기 양상은 또 달라 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번 기회를 놓치자 위기가 잇따랐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11분 김두현이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강하게 때린 오른발슛이 대구 골네트를 흔들었고, 29분에는 역시 김두현이 아크 정면에서 찬 프리킥이 그림처럼 골문을 갈랐다. 변병주 감독은 이런 흐름을 맥없이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