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손정민 父 "뻔뻔한 결론 유도하는 '그알'…광고 거부해야"
by이선영 기자
2021.07.28 08:39:35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 숨져 발견된 故손정민(22)씨의 부친 손현씨가 SBS ‘그것이 알고싶다’ 측이 익사로 결론을 내리고 방송을 제작하는 등 자신을 향해 ‘사기’를 쳤다고 주장했다.
손씨는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사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그알’과 언론중재위원회 진행사항을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3일 그간 준비해 온 자료를 바탕으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신청했다고 알린 바 있다.
손씨는 ‘그알’ 측이 시간이 부족하다며 기일을 연기해달라는 것을 두고 “빤히 속셈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쪽은 서두를 필요가 하나도 없겠죠”라며 “그날 나올지 불출석할지 두고 볼 일이다. 사건에 따라서 외부 로펌도 선임해 올 수 있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15일 손정민 씨 사건 진실을 요구하는 시민집회 때 그알 취재PD가 ‘부검결과는 익사로 나왔고 실족사로 추정된다. 혈중알콜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다’라는 말을 한 장면을 소개하며 “담당 PD를 만난 것은 5월 3일 아니면 4일로 취재 열흘 만에 이렇게 결론을 내놓은 것”이라 전했다.
그는 “부검 결과가 나온 13일에도 익사 얘기만 있었지 다른 얘기는 경찰도 하지 않았다. 5월 27일 경찰 중간보고에도, 엉터리 변심 위에서도 범죄의 정황은 없다고 했어도 실족사 등 다른 것으로 추정한다”며 “특정한 적이 없는데 ‘그알’이 뭔데 이렇게 함부로 추정을 해도 되는 거냐”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정말 화가 나는 것은 이래 놓고 태연하게 그 뒤로 저를 만났고 인터뷰도 몇 번 한 것”이라며 “정민이의 부검 결과서도 빨리 받아서 도움이 될까 하고 부지런히 전달한 게 5월 17일인데 이들은 최소한 5월 15일에 이미 방향을 정하고 가고 있었던 것”이라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생각해보니 방송사에서 쓰는 돈은 제가 수번의 인터뷰해주고, 정민이 부검감정서까지 갖다 줘서 만든 방송의 광고로 번 돈인데 제게 대항해서 쓴다고 생각하니 황당하다”며 “아들을 잃은 우리 부부를 이렇게 농락하고 지금까지 괴로움을 주고 있는 이 방송만큼은 광고주들이 광고를 거부해줬음 좋겠다”고 요청했다.
덧붙여 손씨는 “결론을 내려놓고 진행하는 것은 경찰이나 방송이나 비슷한 것 같지만 뻔뻔하게 저를 만나 인터뷰했다고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며 “자기들만의 결론을 내리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저를 속이진 말아야 하는 거 아닐까요”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손씨는 “그알 방송 말미에 ‘그들은 이 사건의 본질이 한낱 흥밋거리가 아닌 안타까운 비극이며 한 가족의 삶과 인생이 걸린 문제라는 걸 정말 모르는 걸까요?’라는 말, ‘여전히 종결되지 않은 정민씨 죽음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날 때까지 우리도 끝까지 주시하겠습니다’라는 멘트를 썼다”며 “방송 내내 결론을 유도해놓고 마지막에 이 말은 뭔가요. 정말 그러시면 안 된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