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아파트경매서 ‘약진’…두산위브더제니스 20채 팔려

by김미영 기자
2021.02.09 06:30:00

‘김현미아파트’ 하이파크, 낙찰가도 7억 돌파
수도권 ‘불장’, 경매시장서 그대로…1월 낙찰가율 역대최고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일산두산위브더제니스 아파트가 올해 법원경매에서 20채 팔려 나갔다. 이 아파트단지는 2009년 착공 이후 ‘악성 미분양’ 오명을 벗지 못하던 단지로, 작년 중반에만 해도 최고 30% 파격 할인으로 ‘땡처리’를 했던 곳이다. 그랬던 곳이 지난해 12월 모든 분양을 마친 뒤 상승세를 타면서 경매시장에서도 몸값이 올랐다.

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 아파트 경매 물건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하루 1건꼴로 낙찰행진을 이어갔다. 평균 낙찰가율은 94%로, 5건 중 1건은 감정가보다 비싸게 팔렸다. 새해 첫 경매에 오른 전용면적 94㎡, 37층 아파트는 10대 1의 경쟁 끝에 6억910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5억68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비싸다. 다만 일반 부동산시장의 실거래가격은 7억8000만원을 찍었고, 현재 시장 호가는 8억원 안팎이다.

이 단지만이 아니다. 일산 아파트가 경매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중이다. 올해 경매가 성사된 44건은 평균 8명이 응찰에 참여해 감정가보다 110% 비싼 가격에 낙찰됐다. 일산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이 세자릿수를 기록한 건 역대 최초다.

두산위브더제니스(사진=지지옥션)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는 아파트로 유명한 하이파크일산아이파크1단지 전용 85㎡는 이달 초 감정가 3억 7000만원에 나와 5억3999만원에 낙찰됐다. 인근 하이파크일산파밀리에 4단지 전용 121㎡는 20대 1 경쟁률로 7억2522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4억74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을 얹어 산 셈이다. 최고 실거래가격인 7억3500만원과 차이가 크지 않다.

경매시장의 ‘불장’은 일반 부동산시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덕이동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산은 규제지역인데 주변 김포, 파주가 비규제지역이던 시절엔 주목받지 못했지만 김포·파주 규제지역으로 묶이니 이제 인프라가 더 좋은 일산이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GTX A노선과 3호선 연장, 서해선 연결 등 교통호재도 상당히 작용했다”며 “일반 시장에서도 거래가 살아나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일산은 유난히 두드러진 경우로, 수도권으로 넓혀도 아파트 경매시장은 활황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법원이 쉬면서 경매 건수는 줄고 있는데 낙찰률과 낙찰가율, 평균응찰자수 등 지표들은 모두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지옥션 분석을 보면 지난달 법원 경매에 부쳐진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107.4%로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100%를 상회하는 중이다.

전국적으로도 법원의 주택 경매 건수는 줄고 낙찰률·낙찰가율·평균 응찰자는 일제히 증가했다. 지난달 전국에서 진행된 주거시설 경매 건수는 3292건으로 전달(7458건)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달엔 전국 낙찰률 47.8%, 낙찰가율 86.7%, 평균 응찰자 5.8명으로 전달 기록보다 모두 올랐다.

지방에선 역시 ‘천도론’을 업고 있는 세종이 낙찰가율 1위였다. 경매 6건 중 3건이 평균 낙찰가율 133.4%에 넘어갔다. 토지 인기도 뜨거워, 토지 경매의 평균 응찰자 수는 22.1명에 달했다. 세종시 장군면 하봉리 소재 임야(1653㎡)엔 무려 102명이 입찰에 참여해 감정가(2억2646만원)를 훨씬 웃도는 5억9189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외 대구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114.5%로,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연속 100%를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