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하벙커 피신' 보도에 "잠깐 점검하러 갔던 것 뿐"
by김민정 기자
2020.06.04 07:43:02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 사망 항의 시위대가 백악관으로 향하자 한때 지하벙커로 피신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벙커에) 두세 번 갔는데 모두 점검을 위해서였다. 언젠가 (벙커가) 필요할 수도 있다. 낮에 가서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가와 CNN 등 미 언론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지난달 29일 밤 백악관 앞에 집결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지하 벙커로 불리는 긴급상황실로 이동해 1시간 동안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당시 시위대 일부가 백악관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호대와 충돌한 바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에서 비무장 상태였던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강압적 체포로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지난 1일 기자회견 후 백악관 앞 교회를 방문해 성경을 들어 올린 것에 대해 “백악관 앞 시위대를 해산시키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백악관 앞에서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이던 이들에게 당국이 최루가스를 쏘며 해산을 시도하는 장면이 생중계됐다. 이를 두고 대통령의 동선 확보를 위해 공권력을 동원한다는 비난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교회에 간다고 했을 때 시위대가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다”라며 “그들(당국)은 최루가스를 쓰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