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업급여 역대 최고…63만명에 1조5000억원

by김형욱 기자
2018.04.15 11:37:13

고용난 속 비자발적 실업자 증가 여파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기존 일자리를 잃어 실업급여를 받는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올 1분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잠정 집계한 올 1분기 고용행정통계 중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62만8433명으로 지난해 58만7876명에서 6.9% 증가했다. 분기별 수급자 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들이 받은 실업급여 총액 역시 1조494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0% 늘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7년 이후 최다이다.

취업 상태에 있다가 비자발적으로 실업에 내몰린 사람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다. 고용 상황 악화가 실업 급여 지급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 실업자 수는 계속 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1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3월 실업자 수는 125만7000명으로 3월 기준으론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다였다. 1월 102만명, 2월 126만5000명이었다. 취업자 수 증가도 올해 2월 10만4천 명, 3월 11만2천 명으로 2개월 연속 10만 명대에 그쳤다. 통상 20만~40만명씩 늘어오던 수치가 뚝 떨어진 것이다.



각종 악재가 겹쳤다. 건설업 부진에 건설업은 물론 부동산업 고용 상황도 나빠졌다. 포화 상태인 도·소매업 취업자 수도 개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중에서도 숙박·음식점업은 10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과잉 경쟁 구조 속에 중국인 관광객 감소, 최저임금 인상 폭 확대 등 복합 악재가 겹쳤다. 교육서비스업 취업자 수도 큰 폭 감소했다.

실업급여 지금액이 늘어난 건 사회 안전망이 확대됐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고용보험 가입이 늘고 실업급여 수급이 더 쉬워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3월 말 기준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1299만6438명으로 1년 전 1270만202명보다 30만명 남짓(2.3%) 증가했다. 실업급여 지급액이 늘어난 것도 구직급여 상·하한액도 인상한 영향이 있다.

그러나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증가보다 실업급여 수령자 수 증가 폭이 크다는 걸 고려하면 구직난 심화 속도가 사회안전망 확대 속도보다 빠르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올 3월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1년 전보다 13.1%, 실제 수령자는 8.3% 늘었다.

정부는 실업난 악화를 막고자 지난달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하고 이달 이를 위한 3조9000억원 규모의 일자리·지역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청년고용 부진과 구조조정 위험 등에 대응해 청년 일자리 대책과 추경을 차질 없이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 채용박람회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