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석 건교장관 사의 표명하기까지

by이진철 기자
2005.03.27 22:31:34

[edaily 이진철기자]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이 27일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강 장관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 것은 처제와 동창 등 주변인물들에 대한 부동산투기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아들에 대한 인사청탁 의혹까지 불거져나온 것이 직격탄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에 대한 의혹이 불거져 나온 것은 지난 21일부터다. 강 장관은 지난 14일 정상 출근해 오후에 경기도 용인 삼성연수원에서 열린 직원 연찬회에서 강연한 뒤 몸이 좋지 않다며 1주일 휴가를 냈다. 예정대로라면 21일부터 출근을 해야 하지만 휴가 일수가 길어지면서 중병설에서부터 사정기관 내사설, 퇴진압력설 등 갖가지 소문이 꼬리를 물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건교부는 강 장관 신상과 관련 "건강문제로 휴가가 길어졌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지난 26일 강 장관 처제인 이모씨와 고교동창인 황모씨가 인천공항 주변 땅을 매입, 시세차익을 봤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하면서부터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강 장관의 처제 이모씨는 강 장관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재직중이던 지난 99년 인천공항 주변의 알짜배기 땅 1100여 평을 사들였으며, 또 강 장관의 고교 동창인 황모씨도 비슷한 시기에 이씨의 땅 바로 옆의 땅을 산것으로 확인됐다. 강 장관은 94년부터 2002년까지 9년간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 이사장, 공항공사 사장 등으로 재직하며 영종도에서 거주했다. 이 때만 해도 강 장관은 건교부 공보관을 통해 "처제와 고교동창의 부동산 투기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강 장관은 또 이날 오전 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직접 만나 "처제가 땅을 산 것은 계약 이후에 들었고 동창의 땅 매입 여부는 오늘 신문보고 알았다"고 해명하기까지 했다. 여기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 강 장관 아들에 대한 인사청탁 의혹이 제기된 것. 이날 오후 일부 언론은 "강 장관의 아들이 지난 2003년 11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팀장 공개모집에서 경력 미비로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며 "두달뒤인 이듬해 1월 강 장관 아들이 재응시를 했고, 응시자 4명 중 유일하게 합격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전(前)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간부가 인천시 감사관실과 부방위 등에 강 장관이 인사청탁을 했다는 내용의 신고를 함에 따라 아들 문제가 불거지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곧바로 공식 보도해명을 통해 "장관 아들의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채용은 해당 청이 정한 정당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다"며 "이를 위해 장관이 그 어느 누구에도, 어떠한 청탁도 한 바가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방위 관계자는 "인천청 간부를 불러 알아본 결과, 2004년 재응시 때 아버지가 건교부 장관이라는 보고가 올라와 회사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면접관들에게 이야기하고 선발하게 됐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또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간부는 부방위 조사에서 "당시 강 장관의 아들이 지원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면접 직전 면접관에게 `강 장관의 아들이 채용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주변 인사들의 증언이 잇따라 나오게 됐다. 결국 강 장관은 이날 장관직 사임에 대한 글을 통해 "이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더이상 중택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돼 장관직을 사임한다"며 "아들문제까지도 거론되는 현실에서는 한시바삐 공직을 떠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또 "진실은 꼭 밝혀져야 하고 본인에게 어떠한 잘못이 있는지도 밝혀지리라 확신하며, 응분의 책임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그러나 마지막 부분에서는 "우리사회가 기대하는 공인의 높은 도덕성과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데 빈틈이 있었던 점, 국민여러분의 질책과 이해를 바란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강 장관이 이날 오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자 건교부 직원 대부분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강 장관은 결벽증이 있다고 할 정도로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라며 "지금까지 지켜 본 바로는 절대 부동산투기나 인사청탁에 연루될 사람이 아니다"라고 하며 강 장관을 두둔하며 사의표명을 안타까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