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꺾인 생산물가…소비자물가 둔화세 확대되나

by하상렬 기자
2024.09.24 06:00:00

한국은행, 8월 생산자물가지수 잠정치 발표
생산자물가 전월비 0.1%↓
농림수산품 등 올랐으나 공산품이 내려
"9월 유가, 전월 평균 수준 하회…하방압력 작용"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생산자물가가 두 달 만에 하락했다. 농림수산품 등은 물가를 끌어 올리는 쪽으로 작용했지만, 공산품의 하방압력이 더 높았다. 생산자물가가 품목별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향후 소비자물가 둔화세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따랐다.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의 과일 가게. (사진=연합뉴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1% 하락했다. 이는 지난 6월(-0.02%) 이후 2개월 만의 하락이다.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로 봤을 땐 작년 11월(-0.4%)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농림수산품은 전월대비 5.3% 올랐다. 농산물(7.0%)과 축산물(4.2%) 등이 오른 영향이다. 품목별로 보면 배추(73.0%)와 시금치(124.4%), 쇠고기(11.1%)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도 주택용도시가스(7.3%) 등이 올라 전월대비 1.2% 올랐다.

반면 공산품은 전월대비 0.8% 하락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4.0%), 1차 금속제품(-1.5%) 등이 내린 여파다.

서비스의 경우 금융 및 보험서비스(-1.3%)는 내렸지만, 운송서비스(0.4%) 등이 올라 전월대비 보합 수준을 보였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공산품이 가중치가 절반 정도 차지하고 있어서 (전체 지수가) 하락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며 “공산품의 마이너스 기여도가 크고 농림수산품이 이를 일부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생산자 물가는 전년동월비로 보면 1.6% 올랐다. 전월(2.6%)보다 상승폭이 축소됐지만, 13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생산자 근원물가는 전월비 0.3% 하락하며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년동월비로는 1.8% 올라 13개월째 상승세다.

국내에 공급(국내 출하 및 수입)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는 전월비 0.5% 하락했다. 최종재(0.1%)가 올랐지만, 중간재(-0.8%)와 원재료(-0.3%)가 하락한 영향이다. 국내공급물가는 전년동월대비론 2.4% 올랐다.

국내 출하와 수출을 포함해 국내 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을 나타내는 총산출물가는 전월대비 0.7% 하락했다. 농림수산품(5.1%) 등이 올랐지만, 공산품(-1.5%)이 하락했다. 작년 같은 달에 비해서는 2.6% 상승했다.

한은은 생산자물가 하락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팀장은 “생산자물가는 시차 두고 생산비용에 영향을 주면서 소비자물가에 영향 줄 수 있다”며 “국제유가 측면에선 9월 들어 현재까지 전월 평균 수준보다 밑돌고 있어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농산물가격 추이나 9월 공공요금 조정도 일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런 영향을 종합적으로 지켜봐야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