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1975년생 비비빅의 변신은 무죄

by김무연 기자
2021.07.10 11:00:00

1975년 출시해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딱딱한 식감과 달지 않는 맛으로 중장년층 사랑받아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유명인사도 즐겨 찾아
인절미, 흑임자, 단호박, 쑥맛 등 다양한 변화 시도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올해로 태어난 지 46돌이 된 장수 아이스크림 ‘비비빅’이 여전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절미, 흑임자, 단호박, 쑥 등 다양한 맛을 선보이면서 ‘아재 입맛’을 저격하고 있다.

비비빅은 빙그레가 1975년 출시한 바 형태의 팥맛 아이스크림이다. 이빨이 아플 정도로 딱딱한 식감과 다른 아이스크림에 비해 덜 단 점이 특징이다. 달고 씹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어린아이들보다는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다양한 맛의 비비빅(사진=빙그레)
어렸을 적 마실을 나갔던 부모님이 아이스크림을 사오셔서 기대했더니 까만 봉지에 비비빅만 가득 담겨 실망했던 경험은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다. 하지만 실망했던 어린아이도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단맛이 덜한 비비빅을 찾게 된다. 이에 따라 비비빅은 빙그레의 스터디셀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실제로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 가운데 비비빅이 차지하는 위상은 높다. 닐슨 코리아가 집계한 상반기 아이스크림 소매점 매출액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비비빅은 16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아이스크림 브랜드 중 매출액 10위를 달성했다.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으로는 전체 순위 5위를 기록한 ‘메로나’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위였다.



유명인사들 가운데도 ‘비비빅’ 마니아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인물이 고(故) 김대중 전(前) 대통령이다. 김 전 대통령은 수행원가 지나가다가 구멍가게가 보이면 차를 세우게 해 비비비빅을 사오게 시켰다고 한다. 또 집에 찾아온 손님에게도 비비빅을 대접했고, 업무를 보다 스트레스 받으면 비비빅 여러 개를 연달아 먹을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최근 비비빅은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본래에도 꾸준히 팔리는 제품이었지만, 건강한 맛을 추구하는 ‘아재 입맛’이 유행하고 또 MZ세대 사이에서 팥, 흑임자, 쑥 맛을 찾는 ‘할매니얼’ 열풍이 불면서 비비빅 제품의 가짓 수를 늘리고 있다.

빙그레는 2018년 인절미맛 비비빅을 출시했다. 비비빅 프라임 인절미는 출시 1년간 250만개 이상 팔릴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별다른 마케팅 활동 없이 소비자들의 입소문으로만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2019년에는 비비빅 프라임 흑임자, 2020년엔 단호박맛과 쑥맛하며 비비빅 구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비비빅 브랜드를 아이스크림이 아닌 별도 식품으로 확장하는 전략도 펼치고 있다. 빙그레는 2018년 ‘비비빅 동지팥죽’을 선보였다. 비비빅이 팥을 원료로 한 아이스크림이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비비빅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통팥을 우유, 쌀을 이용해 해당년도 겨울 시즌 한정으로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