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숙박형 고시원 화재 절반 뚝…올해 간이스프링클러 설치율 78%

by양지윤 기자
2021.02.24 06:00:00

종로 고시원 화재 후 간이스프링클러 공사비 지원
2009년 7월 이전 영업 고시원 대상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시는 지난 2018년 18명의 사상자를 낸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이후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사업으로 숙박형 고시원의 78%가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를 완료했다고 24일 밝혔다.

과학수사대와 화재조사반 관계자들이 지난 1월 31일 오후 서울 구로구의 한 상가 건물 2층에 있는 고시원 화재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 소방본부는 2019년 8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총 750개소 중 585개소에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를 지원했다. 나머지 165개소도 내년 6월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간이스프링클러는 화재가 발생하면 천장에서 소화용수가 자동 방수되는 설비다. 상수도에 직접 연결하기 때문에 수조, 펌프시설 등이 필요한 일반 스프링클러보다 설치가 간편하고 공사비도 저렴하다.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이후 실제로 화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 소방재난본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시원 화재 건수는 총 28건으로 전년보다 52.5% 감소했다. 올해 1월 한 달 동안 고시원 화재가 4건 발생했지만 모두 간이스프링클러 덕분에 화재가 초기 진압돼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시 소방재난본부의 설명이다.



지난해 화재 원인은 부주의 13건(46.4%), 전기적 요인 12건(42.9%), 방화의심 1건(3.6%), 기타 2건(7.1%) 순으로 나타났다. 화재 발생장소는 고시원 방 내부 11건(39.3%), 주방 6건(21.4%), 공용부분 3건(10.7%), 기타 8건(28.6%) 등의 순이다.

서울시의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사업은 고시원 영업주에게 간이스프링클러 공사비의 일부를 지원한다. 종로 국일고시원처럼 간이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되기 전인 2009년 7월 9일 이전에 영업허가를 받아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고시원 750개소를 대상으로 한다.

서울시가 지원 사업에 투입하는 예산은 총 80억4800만원으로 이달 17일 기준 57억9769만 원(72%)을 집행했다.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원금은 영업장 규모에 따라 차등 산정된다.

한편 지난해 소방시설법·다중이용업소법 개정에 따라 고시원과 산후조리원의 경우 내년 6월 30일까지 간이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권혁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예방과장은 “고시원 화재 시 간이스프링클러의 피해저감 효과가 큰 만큼 인명피해 방지를 위해 고시원 관계자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