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물가 더 오르나…세계식량가격 8개월째 올랐다

by이명철 기자
2021.02.07 11:00:00

FAO 1월 5대품목 국제가격동향, 전월대비 4.3% 올라
옥수수·밀·쌀 등 공급 부족 가격 상승세, 설탕 8.1%↑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가축전염병과 작황 부진, 가정내 수요 증가가 겹치며 국내 밥상 물가가 연일 치솟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주요 작물의 생산량 감소 등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며 세계 식량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직원들이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전북 진안군 부귀면 소재의 옥수수밭에서 피해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1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113.3으로 전월(108.6포인트)대비 4.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FAO는 1990년부터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동향을 모니터링해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5개 품목군별로 매월 작성해 발표하고 있다. 2014~2016년 평균을 100으로 기준 삼았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91.0) 이후 올해 1월까지 8개월 연속 상승세다. 주요 품목 가격이 일제히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곡물 가격지수는 124.2로 전월대비 7.2% 올랐다. 옥수수는 미국 생산량 저조와 재고 감소, 중국 대량 구매, 아르헨티나의 수출 일시 중단 등으로 같은기간 11.2% 상승했다.

밀은 국제 수요가 많고 3월 이후 러시아산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6.8% 올랐다. 쌀은 주요 생산국인 태국·베트남의 공급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보리도 수요가 증가해 가격 오름세를 나타냈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전월대비 5.9% 오른 138.8이다. 팜유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가 폭우로 생산량이 저조해 8년반만에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대두유 가격은 아르헨티나의 파업 장기화와 수출량 감소로 8개월째 올랐다. 해바라기씨유는 수확량 감소에 따른 세계 공급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육류 가격지수는 96.0으로 전월보다 0.9% 상승했다. 가금육은 수입 수요 증가와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국가의 수출 제한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쇠고기와·돼지고기는 춘절을 앞두고 중국 구매량이 늘었지만 공급이 충분해 소폭 상승에 그쳤다. 양고기 가격은 오세아니아의 공급량 부족과 중국발 수요 강세로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111.0으로 전월대비 1.5% 상승했다. 버터·전지분유는 뉴질랜드 수출 감소와 중국 구매량 증가, 탈지분유는 수입수요 증가와 서유럽의 생산 지연으로 각각 가격이 상승했다. 치즈는 미국 재고 축적과 유럽 내 판매 감소로 가격이 내렸다.

설탕 가격지수는 전월대비 8.1% 오른 94.2다. 유럽연합(EU)·러시아·태국의 작황 악화 전망 등 세계 공급량 감소 우려 때문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고 세계 최대 설탕 수출국인 브라질 헤알화 강세 등도 영향을 미쳤다.

2020~2021년 세계 곡물 생산량은 27억4430만t으로 전년동기대비 1.3%(3640만t)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곡물 소비량은 같은기간 1.9%(5170만t) 늘어난 27억6140만t이다. 세계 곡물 기말 재고량은 8억210만t으로 같은기간 2.2%(1780만t)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제 농산물 수급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관련부처·유관기관·업계 등이 적기 대응토록 정보를 공유하겠다”며 “국제곡물 수급 관련 국내 업계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업계 부담을 경감토록 관계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식량가격지수 추이. (사진=농림축산식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