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베이징 식당에서 손님이 '혼밥'하는 이유
by신정은 기자
2020.03.28 10:00:00
중국 사회주의식 코로나19 통제
테이블당 거리 1m이상 유지 강요
마주보기 금지..신분 확인해야 입장
| 베이징 싼리툰의 애플스토어 앞에 적힌 공고에 줄을 설 때 1m씩 간격을 벌려달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매장안에는 손님들이 가득하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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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손님 죄송합니다. 방금 공안(중국 경찰)이 찾아와서요. 혹시 저 뒤쪽 테이블로 이동 할 수 있나요?”
중국 베이징 번화가인 싼리툰 근처의 한 식당. 공안 두 명이 식당을 둘러보고 나가자 한 직원이 다급한 목소리로 다가왔다. 테이블 간격이 1m가 안되니 중간 테이블을 비워야 한다는 것이다. 금방 먹고 일어나겠다고 답하자 공안이 10분 뒤 다시 검사를 나온다고 했다며 거듭 부탁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베이징시에서 느끼는 통제는 여전했다.
베이징시 당국은 지난 14일 모든 식당의 테이블 당 거리를 1m 이상 둘 것을 지시하면서 마주보며 하는 식사도 금지했다.
대부분 식당에선 이 규칙을 지키고 있지만, 손님 한 사람이라도 아쉬운 마음에 일부 식당들은 규칙을 어기기도 한다. 그러나 이처럼 공안이 찾아오면 곧바로 시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손님들이 마주 앉지 못하도록 식탁 한쪽 편 의자를 아예 빼놓은 곳도 있다. 베이징시내 한 식당은 손님 3명이 함께 식사하는 모습이 공안에 적발돼 영업 정지를 당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식당은 물론 베이징에서는 모든 상점에 들어갈 때 마다 전화번호와 이름, 신분증 번호를 적고 체온을 재야 한다. 손 소독을 요구하거나 심지어 온몸에 소독약을 뿌리는 곳도 있다.
일부 건물에서는 통신사 GPS를 통해 과거 위치를 확인하는 QR코드를 배치해두고 14일간 베이징에 있었다는 걸 증명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QR코드를 인식하면 14일 이전과 이후 머물렀던 도시가 표시된다.
| 중국판 우버인 차량 공유 서비스 ‘디디’ 차량 안에 승객과 기사간 거리를 두기위한 비닐이 설치돼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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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내 외부인 출입도 여전히 통제하고 있다. 자가용 자동차를 타고 단지에 들어가려면 트렁크까지 검사받아야 받아야 한다. 자가격리 기간에는 쓰레기조차 버리러 나가지 못하게 하고, 규정을 어기고 몰래 외출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늦은 밤시간에 찾아오는 것도 다반사다. 중국내 일부 도시 아파트단지에서는 모든 가정에 일주일에 한번만 출입할 수 카드를 나눠주고 입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중국정부는 28일부터 사실상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 했다. 외국에서 중국으로 들어온 입국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한 데 따른 조치다.
중국 외교부와 국가이민관리국은 26일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현재 유효한 입국 비자와 거류(체류) 허가를 가진 외국인의 중국 입국을 28일 0시부터 일시 정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지 기간은 “추후 통보가 있을 때까지”다. 언제 풀릴 지 알수 없다는 얘기다.
이번 조치로 중국 내 우리나라 교민, 유학생, 중국 연관사업을 하는 기업들의 활동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과거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시기 미국 등 일부 국가가 중국 입국을 막자 “과잉 조치”라고 반발했던 것이 무색해졌다는 비난이 나온다.
언론 통제도 강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통제가 더욱 강화됐다는 폭로는 여기저기서 나온다. 중국은 그야말로 사생활과 개인정보를 뒷전으로 생각하는 사회주의식 코로나19 통제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이런 중국의 방역조치를 높이 평가하며 미국과 유럽 등도 중국에서 배워야 한다고 훈수를 두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강력한 통제로 코로나19를 진압했다는 부분은 인정하지만 민주주의 국가가 모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내에서도 정보 통제와 함께 멈춰선 경제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 베이징의 한 건물에 들어가기 위해 중국인들이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 신분증 번호 등을 적고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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