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1]김무성, 필리버스터 의원에 '기저귀 발언' 논란

by김진우 기자
2016.04.02 12:11:28

"12시간씩 발언하기 위해 아이들이 하는 기저귀 차고 국회에서 연설"
"이렇게 국정 발목잡는 반국가 세력들에게 우리 미래 맡겨서는 안돼"
"안보 포기한 야당 찍으면 김정은이 핵폭탄 더 만들어 우리 위협할 것"

[이데일리 김진우, 인천=원다연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인천지역 선거유세에서 테러방지법 본회의 상정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했던 야당 의원들에게 기저귀를 차고 국회를 마비시켰다고 희화화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대표는 또 색깔론을 전면에 앞세우며 야당을 공격했다.

김 대표는 이날 인천 계양구 계양대로 작전역에서 한 계양갑 오성규 후보 지원유세에서 야당이 지난 임시국회에서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한 것을 거론하며 “10일 동안 국회를 마비시키면서 필리버스터를 한 거 알고 계시죠”라며 “12시간씩 이 발언을 하기 위해 아이들이 하는 기저귀를 차고 국회에서 연설했다고 하니 이렇게 국정 발목을 잡는 반국가 세력들에게 우리나라의 미래를 맡겨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테러방지법에 대해 “IS(이슬람국가)와 (북한)김정은(노동당 제1비서)이 손잡고 우리에게 테러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테러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인천 유세에서 색깔론을 과감히 앞세우며 야당을 공격했다. 서해에서 두 차례 큰 남북 간 교전이 벌어지고 연평도 포격이 발생하는 등 안보에 민감한 지역이란 점을 고려한 행동으로 보인다.



그는 “안보 포기한 야당을 찍어주면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북한으로 연간 1억달러 이상 들어가 김정은이 핵폭탄을 더 만들어 우리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승리하면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겠다고 하는데 이런 정신 나간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의 미래를 맡겨서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문재인 대표는 개성공단을 폐쇄하니까 ‘북한과 전쟁하자는 건가’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며 “우리 국민 70%가 싸우자는데 문 대표는 그럼 항복하자는 건지 국민 앞에 분명히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고 밝혔다.

더민주는 김 대표의 기저귀 발언과 반국가세력 발언에 대해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를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강희용 부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김 대표의 막말도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지난 대선 남북정상 간 NLL(서해북방한계선) 대화록을 거리낌 없이 읊어대던 ‘나쁜 김무성’으로 되돌아갔다”고 비판했다.

강 부대변인은 “김 대표는 오늘 필리버스터를 한 야당 의원들을 지칭해 기저귀를 찼다느니, 국정 발목을 잡는 반국가세력들이니 하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 퍼레이드를 펼쳤다”며 “야당이 반국가 세력이면 야당과의 협상에 목을 맺던 새누리당은 체제전복세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