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상윤 기자
2014.08.10 13:00:00
CJ E&M KCON2014, 올해 4만명 참가..규모2배 확대
대기업·중소기업 참가해 부가사업 확대
하버드대 케이스 스터디 사례로도 연구
[로스앤젤레스(미국)=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내카 제일 잘 나카~. ”
케이 컬쳐(K-Culture) 페스티벌 ‘케이콘(KCON) 2014’이 열리는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 곳곳에서 투애니원(2NE1)의 노래가 퍼져 나갔다. 마치 케이팝(K-Pop)이 가장 잘 나간다듯이 교포는 물론 현지 미국인도 한마음으로 입을 모았다. 공연장 주변에서는 한류스타 못지 않게 춤솜씨를 뽐내는 현지인들의 열정도 뜨겁다.
한쪽에서는 한류스타의 화장법을 배우려는 긴줄이 눈에 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왔다는 켈리 후(21) 양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본 소녀시대 ‘제시카’ 화장이 너무 이뻐서 왔다”면서 “케이팝 스타처럼 되고 싶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눈꽃빙수’를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이벤트도 인기다. 한류드라마에서 배우들이 먹은 대로, ‘한류맛’을 즐겨보겠다는 반응이다.
문화 콘텐츠의 한류 효과를 경제 전반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케이콘 2014가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문화콘텐츠 기업 CJ E&M(130960)이 주최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사실 문화 콘텐츠만으로 산업 가치는 크지 않다.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 상품 등 부가가치 산업이 함께 커야한다. CJ E&M은 케이팝 콘서트를 통해 팬들이 국내 대기업 및 중소기업 제품도 경험하면서 산업효과도 키운다는 포부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1만5000여명(1일 기준)의 콘서트 표는 50~250달러의 다소 비싸지만 이미 동이 났다. 콘서트 주변에서 열리는 무료 이벤트장까지 포함하면 4만여명의 미국인이 참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하루 열린 행사에도 1만여명이 참가했다. 특히 관객의 80% 이상이 미국인으로 한류 열풍이 점차 미국 사회에 깊숙이 퍼져나가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CJ그룹 계열사를 포함해 대기업·중소기업 등 총 114개 업체가 참가했다. 지난해보다 1.5배 늘어난 수치다. KCON2014를 총괄한 신형관 CJ E&M 상무는 “KCON을 통해 해외의 젊은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와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을 열고자 했다”면서 “이런 경험이 한국 브랜드 제품에 대한 소비로 이어져 새로운 한류비즈니스로 확장되도록 지속적으로 도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도 KCON을 통해 글로벌 진출의 활로를 열었다. 올해는 36개 중소기업이 참여해 한류와 연계된 화장품, 샴푸, 네일아트, 주얼리, 가방,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자연스럽게 미국인에게 알렸다. 레이블럭(Layblock)은 스마트폰 가죽 케이스를 제작하는 업체다. 저가 중국산 제품이 난무하지만 해외에서도 인기가 있다. 한류스타들이 케이스를 이용하는 장면을 보고 외국인들도 사겠다고 난리다. 이주연 레이블럭 공동대표는 “한류와 연관된 제품을 팔면서 작년부터 해외문을 두드릴 수 있게 됐다”면서 “KCON행사를 통해 해외 유통망도 열릴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방 생리대를 판매하는 웰크론헬스케어 업체는 소녀시대 ‘윤아’ 덕을 봤다. 브랜드 이름은 모르지만, 윤아가 광고했던 상품이라고 홍보하면 다들 호기심에 물건을 찾았다.
KCON의 가치는 하버드대 케이스 스터디 사례로도 활용되고 있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공동 연구 중인 엘리 오펙(Elie Ofek)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은 문화와 언어가 아시아권과 다른 시장인데 KCON이 이렇게 퍼져나가는 데 관심이 많았다”면서 “미국 시장은 구매력을 갖춘 고객이 많은 좋은 시장인 만큼 특정층만 타깃으로 한 니치마켓을 넘어 미국 대중을 사로 잡아 더 도약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