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그룹, 계열사 12개에서 3개로 축소

by문주용 기자
2000.05.16 12:26:35

새한그룹의 이영자 회장이 부실경영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새한의 12개 계열사는 연말까지 매각, 합병 등을 통해 3개사로 축소돼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된다. 그러나 이회장과 이재관 부회장 등 오너일가의 사재 출연은 현재로선 계획하고 있지 않으며 이 회장이후 경영을 맡을 전문경영인은 공개채용을 통해 선임키로 했다. 새한그룹은 16일 마포구 공덕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경영체제개선과 구조조정 계획안을 발표했다. 발표는 최정덕 (주)새한 대표이사가 했으며 주거래은행인 한빛은행의 김상배 대기업팀장, 새한의 구조조정을 위임받은 KPMC측 관계자등이 배석했다. 새한의 최종덕 대표는 발표에서 우선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이영자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회장급 전문경영인을 공개 채용키로 했다"면서 "이 회장 사퇴후 전문경영인 체제가 안착될 때까지 현 경영 체제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또 새한그룹 전임원은 일괄 사표를 제출하고 재신임을 묻는 방식으로 경영분위기를 쇄신키로 했으며 이사진 14명중 6명을 사외이사로 충원하는 한편 사외이사 중심의 둑립적인 감사위원회를 구성,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해선, 계열사 지분매각과 자산 매각을 통해 총 4,925억원의 재원을 조달해 올연말까지 부채비율을 현재 244%에서 129%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새한의 계열사를 현재 12개사에서 3개사로 축소하고 이같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 전문기관인 KPMC에서 구조조정 기금을 조성해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했다. 최 대표는 이회장 및 이재관 부회장의 거취와 관련, "이 회장은 경영에서 퇴진하는 대신 이재관 부회장이 이사진에 남아 경영체제를 이끌 것"이라면서 "오너일가의 사재 출연은 현재로선 검토된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워크아웃 신청계획에 대해서는 "실제로 재무상태도 괜찮아 워크아웃에 들어갈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에 워크아웃 신청을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새한그룹의 자산은 2조1000억원이며 이중 부채는 1조5000억원이다. 이가운데 금융기관을 통한 차입금은 1조2000억원이며 1년미만의 단기부채는 47% 수준이라고 김정훈 재무팀장이 밝혔다. 최 대표는 또 동원증권의 투자의향에 대해서는 "KPMC가 조성할 구조조정펀드에 5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동원증권의 의사가 있었다"며 "KPMC에서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같은 구조조정펀드가 유입될 경우 대주주의 지분이 크게 떨어지게 돼 사실상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한은 지난해 554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으며 영업 부진과 구조조정 지연으로 최근들어 2금융권으로부터 차입금 상환압력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