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기술, 약세장에서도 강한 면모 왜[금나와라 뚝딱]

by이지현 기자
2022.02.12 13:33:58

지난해 10월 4만원대서 2배 가까이 급등
코스피 하락에도 꾸준히 7만원대 유지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한국전력(015760)의 자회사 한전기술(052690)이 3개월 만에 시총이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주가 약세장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큰 폭의 하락 없이 꾸준히 7만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비결이 뭘까요?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전기술은 지난 11일 전 거래일보다 0.78%(600원) 오른 7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2.35%(7만8500원) 오르기도 했습니다.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0.87% 하락한 상황 속에서 오름세를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눈길이 갑니다. 특별한 호재가 있었던 걸까요? 대선이 한전기술에 호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전기술은 국산 에너지 기술 자립을 목표로 1975년에 설립된 상장 공기업입니다. 수력·화력부터 신재생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에너지 발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발전 공기업입니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사업은 원자력발전입니다. 한빛 3~4호기 원자력 발전소를 시작으로 신한울 1~2호기, 신고리 5~6호기 원전 설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기술력을 쌓아왔습니다. 2009년에는 한국형 원전의 첫 해외수출인 UAE 바라카 원전 수주에 참여해 K-원전의 다양성과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4년간 한전기술의 주가는 2만원대에서 정중동 행보를 해왔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 확장에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사업 확장 가능성도 어려워졌지만, 국내에서 적용하지 않는 기술을 해외에서 인정받기는 더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주가에 큰 변화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입니다. 각 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되며 차기 정부의 원전 관련 입장이 드러나자 주가가 다시 뜀뛰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여야후보들이 원전건설 재개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국민 의견에 맞춰 (신한울 3, 4호기의) 재개를 재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신한울 현장을 찾아 “탈원전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선 유력 후보들이 에너지 정책의 답을 다시 원전에서 찾으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12일 4만3950원이었던 주가는 상승세를 타더니 한 달여만인 11월 11만30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이후 차츰 주가가 빠지는 듯하지만 7만원 후반대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시총은 1조6797억원에서 4조3188억원으로 늘었다가 이날 2조954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대선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호재는 이어질 예정입니다. 유럽에서 원전을 친환경 정책으로 포함하는 친환경 분류 체계(Taxonomy) 개편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2045년까지 준공된 신규 원전, 270g/kWh 미만(20년간 550kg)의 탄소를 배출하는 신규 천연가스 발전 등은 그린에너지로 분류가 될 전망입니다. EU 친환경 분류 체계는 친환경 투자 지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신규 원전 건설 시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전망입니다.

이 외에도 체코와 폴란드 원전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점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전기술 매물이 많지 않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매력으로 꼽힙니다. 한전기술의 최대 주주는 한국전력입니다. 지분 65.77%(2513만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두 차례 추가 매수를 통해 지분을 4%대에서 7.47%(285만주)까지 확대한 상태입니다. 우리사주 보유분은 0.40%(15만주)입니다.

시중에 거래 가능한 주식이 30%대에 불과하다 보니 작은 움직임에도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규 공사매출이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대비 211.7% 늘어난 37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특히 올해가 국내외 신규 원전 수주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