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로 보는 한주]"미세먼지 대책 없나요" 고심깊은 文

by원다연 기자
2019.01.19 08:00:00

文, ''임기 내 미세먼지 30% 저감'' 등 공약 내걸어
역대 최악 미세먼지에 文에 비난 화살 쏟아져
文, 기업인 간담회서 공개적으로 아이디어 구하기도
靑 "중국측과 공동연구·조사·대처 논의 현재진행중"

문재인 대통령이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2주간 이어오던 상승세를 멈추고 횡보했다. 재계와 스킨십을 크게 확대한 기업인 간담회에 대한 긍정 평가에도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에 대한 안일한 대응으로 긍·부정 평가가 엇갈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1월 셋째주 국정 지지도는 전주보다 0.2%p 내린 49.4%(지난 14~16일 전국 만 19세 이상 유권자 1505명을 대상으로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로 집계됐다. 긍정평가가 부정평가(45.5%)를 앞섰지만 상승세는 2주만에 꺾였다.

이주 문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 등을 청와대에 초청해 기업인 간담회를 갖는 등 적극적인 경제 행보를 펼쳤음에도 지지율이 횡보세에 그친 것은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 발생과 맞물려 있다. 지난 13~15일 수도권에서 사상 최초로 사흘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는 등 최악의 미세먼지가 발생하자,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던 문 대통령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면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임기 내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 추진 △강력하고 촘촘한 미세먼지 대책 수립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대책기구 설치 △한중 정상외교의 정상의제로 미세먼지 대책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때문에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질 때마다 비난의 화살이 문 대통령에게로 쏠리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미세먼지 발생 원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측에서 우리나라에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이 나오며 ‘대중국 저자세’ 논란까지 겹쳤다. 류여우빈 중국 생태환경부 대변인은 지난달 중국발 미세먼지의 한국 내 영향과 관련해 “서울의 미세먼지는 주로 서울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중 정상외교에서 미세먼지 대책 추진’을 공언했던 문 대통령을 향해 ‘중국에 할말은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6월 베이징에서 개소한 한중 환경협력센터를 비롯해 중국측과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공동연구와 조사, 대처에 대한 논의는 현재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23일에 제23차 한중 환경협력 공동위원회를 통해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미세먼지가 악화되면서 이주에는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노후된 화력발전소는 미세먼지 주범이라고 하는데 화력발전소를 7기나 새로 짓고 있다”며 “사람보다 이념 먼저인 탈원전을 폐기하고 진정성 있는 미세먼지 대책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최근 2년간 에너지원별 발전전력량 추이와 같은 기간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를 비교해보면 이들간 상관관계가 없어, 탈원전 정책을 미세먼지 악화 원인으로 꼽는 것은 ‘정치적 주장’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삼한사미(3일은 추위, 4일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뜻)’가 반복되면서 문 대통령도 최근 미세먼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업인 초청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에게 “미세먼지와 관련된 기업들 차원의 대책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좀 들어보고 싶다”며 공개적으로 아이디어를 구하기도 했다. 또 지난 18일 지역경제투어 일정으로 울산을 찾아 수소전기차를 둘러보면서도 ‘미세먼지 정화 기능’을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김 대변인은 “종합대책을 따로 낼 계획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문제에 대해 계속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미세먼지 대책 공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