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주 기업은행장 후임 인선 지체…직무대행체제도 검토

by김경은 기자
2016.12.07 06:31:29

[이데일리 김경은 노희준 기자] 친박 인사 내정설로 시끄러웠던 IBK기업은행장 인선 작업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안갯속이다.

정부는 임기 만료일 이전에 차기 행장 인선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지만, 청와대 인사 프로세스가 마비되면서 행장 공석에 따른 직무대행체제도 제기된다.

외부 인사 영입 시 불거질 잡음을 고려하면 내부 출신이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6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7일 임기 만료하는 권선주 기업은행장 후임 인선작업에 착수했다. 권 행장 임기 만료에 따른 기업은행장 공백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목표이지만 인선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차기 일정을 고려하면 후보군 선별을 마치고 인사검증 절차가 시작될 즈음이지만 후보자 물색도 지체되는 형국이다.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청와대의 의중을 무시하고 후보를 선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역대 은행장 인선과정을 보면 대통령이나 청와대 의중이 결정적이었다.

조기 대선이 실시로 차기 정부 출범 시기가 앞당겨지면 재신임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직무대행체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법에 따라 차기 후임 선정이 미뤄지면 권 행장이 임기를 늘려 재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임기만료 전까지 사전에 행장이 선임되지 않거나 유임 결정이 없을 경우 행장과 함께 등기이사에 올라 있는 전무이사가 행장대행을 하게 된다.

인선 작업이 늦어지면서 권 행장의 연임가능성도 제기되나 박근혜 인사로 분류되는데다 기업은행장이 연임한 사례가 없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기업은행은 과거에도 행장 선임 지체로 인한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 사례가 있었으나 기간은 길지 않았다. 故 강권석 행장의 갑작스런 유고로 이경준 전 전무가 차기 행장 선임까지 약 20여 일 직무대행을 맡았고, 지난 2010년 윤용로 행장 임기 만료 이후 조준희 행장 선임이 1주일 가량 지연되면서 당시 전무이사였던 조준희 전 행장이 직무를 대행하다 행장으로 선임됐다.

외부 인사 영입설로 이미 한차례 곤혹을 치렀던 만큼 내부 인사 승진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기업은행 내부 인사로는 박춘홍 수석부행장(전무이사), 김도진 경영전략그룹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지분 51.8%를 보유한 국책은행이다. 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면(任免)한다. 별도의 임원추천위원회나 공모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대신 금융위원장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제청 후보를 선정하게 되고, 금융위원회에서 제청 후보에 대한 검증 등을 거친다. 금융위원장이 기업은행장 후보를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면하는 절차를 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