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핀 꽃 피다…위안부문제 끄집어낸 연극 '꽃잎'

by김미경 기자
2016.04.25 08:47:00

극단 스튜디오 반, '레퍼토리' 공연
유인촌의 유시어터페스티벌 선정작
26일부터 5일간 유시어터무대 올라

연극 ‘꽃잎’의 한 장면(사진=극단 스튜디오 반).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단 스튜디오 반의 레파토리 연극 ‘꽃잎’이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운영하는 유시어터페스티벌 참가작으로 선정돼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유시어터 무대에 오른다.

‘꽃잎’은 2015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다원예술창작 지원작이자, 같은 해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하남문화재단 공동제작 레파토리 사업 선정작으로 공연된 바 있다. 2016년 유시어터페스티벌 참가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텐트공연을 추진할 계획이다.

극작가 라본느 뮬러의 희곡 ‘특급호텔’ (Hotel Splendid)이 원작이다. 뮬러가 일본에 체류하던 중 우연히 위안부 이야기를 접한 뒤 수년간 몰두해 집필한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참혹한 위안부 생활을 새로운 관점으로 제시한다. 위안부 여성의 꿈과 삶이 그려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전의 위안부 이야기와 맥통은 닿아있지만 뮬러의 해석과 연출가 이강선의 재해석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일본 군대에 유린된 어린 소녀들의 삶을 호소력 짙게 꺼내든 점에서 다큐멘터리적 성격을 지닌다. ‘특급호텔’은 당시 실제 위안부 막사의 이름이다.



극단 스튜디오 반 측은 “작품은 역사 진실을 밝히는 작업을 우리 스스로가 먼저 실천해야한다는 생각 아래 기획됐다. 극단 스튜디오 반은 한국 역사 속 다양한 인물과 사건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으며, 앞으로도 역사 속 우리 모습을 돌아보고, 질문하며, 관객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뮬러의 ‘특급호텔’을 다원예술 양식으로 재구성했다. 위안부 문제를 시각적이고 체험적인 퍼포먼스 요소로 재조명해 그녀들에게 가해졌던 잔인하고 처참했던 실상, 고통을 관객에게 시각적이고 촉각적인 연극적 경험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강선 연출은 긴 호흡을 갖고 지속적이면서 집요하게 이 문제를 고민하고 진행시켜 갈 생각이다. 이 연출은 “우리는 이 문제를 진중하게 접근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그저 하나의 뉴스거리로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혹을 갖게 된다.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고도 말하는 것이 사치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그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숨소리를 끊임없이 듣고 싶었다”고 말한다.

번역 및 드라마트루기에 최영주, 연출은 이강선이 맡았다. 협력 연출 윤태식, 기획 김영미, 조명디자이너 권나정, 음향감독 김원심이며 배우 김성미, 오봄길, 전수아, 배수진이 출연한다. 02-352-0766.

연극 ‘꽃잎’의 한 장면(사진=극단 스튜디오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