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레이더]속도내는 밥캣, 깨어나는 시장

by조진영 기자
2016.02.27 09:40:56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늦겨율 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개구리가 잠에서 깬다는 경칩(3월5일)이 다가오고 있다.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을 감싸고 있던 얼음도 녹고 있다. 이번주(2월 29일~3월 4일)에도 대어(大漁)와 미래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의 IPO 일정이 예정돼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인 두산밥캣은 IPO 속도전에 나섰다. 두산그룹이 유동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상장해 위기를 해소하겠다는 뜻이다. 밥캣은 상장결정(2월 23일)에서 상장주관사 선정(3월 8일)까지 2주안에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밥캣은 지난 24일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데 이어 오는 2일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예비후보자(숏리스트) 선정(4일)과 구술심사(7일)도 바로 이어진다.

지난해 밥캣의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매출액은 7조6800억원에서 7조2100억원으로 6% 떨어졌지만 영업이익은 4500억원에서 270억원으로 90%이상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40억원 순이익에서 8600억원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부채비율은 267%를 기록했다. 이때문에 세차례에 걸친 감원을 진행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공작기계사업부문 매각 역시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밥캣 최대지분을 가지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75.5%)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IPO에 거는 기대감이 클 수 밖에 없다. 윤관철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밥캣 기업가치를 3조8000억원으로 평가할 때 상장을 통해 인프라코어에 유입될 수 있는 유동성은 8000억원 내외”로 추정했다.

오는 29일에는 큐리언트와 케이비제9호기업인수목적(KB제9호스팩)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큐리언트는 항암면역·아토피·결핵치료제 등을 연구개발(R&D)하는 바이오벤처기업이다. 현재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 Q301는 미국 FDA 임상 2상을, 약제내성 결핵 치료제 Q203은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대주주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13.5%)다. 2014년 2억1500만원 매출에 순손실 107억600만원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2만1000원이다.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초기 단계의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해 개발한 뒤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을 수출하는 회사”라며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프랑스·한국파스퇴르연구소 등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초기 파이프라인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KB제9호 스팩은 소프트웨어·서비스, 게임, 모바일, 바이오·의료, 신재생에너지, 전자·통신, 소재 기업과 합병을 목적으로 상장한다. 1350만주를 공모하며 공모가액은 20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27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