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아우`에 주눅든 현대車…주가에도 부담될까?

by장순원 기자
2010.06.03 08:56:28

(이슈돋보기)"5월 車판매 견조한 수준"
"현대차 부진한 내수 판매 업종에 부담"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지난달 실적이 안방에서는 고전한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기업실적과 주가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달 전년동기대비 28.2% 증가한 55만6872대(CKD제외)를 판매했다. 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감소한 11만5701대였으며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42.1% 증가한 44만1171대를 나타냈다.

특히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의 5월 미국 판매량은 각각 4만9045대와 3만1431대를 기록했다. 현대 기아차의 점유율은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7.3%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견조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업체별로는 `기아차의 약진과 현대차 부진`으로 요약했다. 업종 전체적으로는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대차의 부진한 내수판매가 해당 종목은 물론 업종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채희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일 "외형상 내수판매가 둔화됐으나, 영업일수가 줄었고 신차 대기물량을 감안하면 여전히 견조한 수준"이라며 "업체별로는 기아차의 약진과 현대차 부진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와 기아차의 수출과 해외판매는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했다"며 "중국 수요 증가율이 둔화됐지만 절대 수준에서는 여전히 견조하고 미국, 유럽, 인도, 기타시장 판매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5월에 노후차 세제지원과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끝나는 시점이였기 때문에 판매가 크게 늘었던 시기"라며 내수 판매 감소는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는 데 무게를 뒀다.

그는 다만 "직전월에 비해서도 6.1%포인트 판매가 줄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현대차 내수판매가 큰 폭으로 줄었는데, 주력 차종인 YF쏘나타와 그랜저의 판매가 전월비 각각 18.7%와 26.8% 감소했으며, 이는 기아 K7, K5의 판매 호조와 대비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업체들이 당분간 견조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주가 움직임도 괜찮을 것이란 점에 무게를 뒀다. 다만 기아에 비해 내수가 부진했던 현대차는 당분간 고전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채 연구원은 "이달 들어서도 풍부한 대기수요가 있어 내수 판매는 양호할 전망"이라며 "기아차는 신차효과 덕에 점유율 상승세 예상되지만 현대차는 8월 아반떼를 내놓기 전까지는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유럽을 제외하고 해외판매도 양호할 전망"이라며 중국 증가율 둔화됐지만, 절대 수준에서 견조하고, 현대기아차 공장도 풀 가동될 것"이라며 "국내산 수출도 기타 신흥시장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6월 주가 모멘텀은 기아차 신차효과와 현대차 신차 대기물량 증가에 따른 내수 점유율 부진과 유럽발 금융위기 확산에 따른 수요 부진 우려로 일시적으로 다소 약화될 수 있다"면서도 "주가 부진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수출과 해외판매 전년대비 견조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실적이 좋아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상황이란 이유에서다.

최대식 연구원은 "내수시장에서 업종 대표주인 현대차가 갖는 위상이 있기 때문에 기아차와 순위 역전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는 점은 차 업종 전체 센티멘털에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인 씨티증권은 "현대·기아차의 5월 자동차 판매는 전년비의 경우 낮은 기저효과 덕에 견조했지만 연속적 성장 면에서 부진하면서 투자자들로 하여금 차익실현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와 한반도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매도를 유인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증권사는 아직 주식을 팔아치울 시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