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대형건설사, 강남 재건축 수주전 ''과열''

by이민희 기자
2010.05.10 09:06:03

[이데일리TV 이민희 PD] 앵커 :요즘 대형건설사들의 강남 재건축사업 수주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이유인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지현 기자, 먼저 어떤 상황인지 알아볼까요.

                      

기자 : 네,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 6단지, 고덕주공 2단지, 둔촌주공단지 등에서 재건축을 위한 시공사 선정작업이 진행중인데요.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재건축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금품살포, 경쟁업체 흑색선전, 무리한 조건제시 등 혼탁양상이 벌어질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 이렇게 건설업체들이 재건축 사업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 주택경기 침체 속에서 강남 재건축 사업은 안정적인 일감확보로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주택시장이 재건축과 재개발로 명맥을 이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침체된 상황입니다. 지방은 미분양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고, 수도권 신규분양은 보금자리주택에 경쟁력이 밀리고 있는 게 분양시장의 현실인데요. 반면 강남 재건축은 수천가구 규모의 대형사업으로 안정적으로 실적을 올리는 수단이 될 수 있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일례로 삼성물산의 경우 일반분양에 대한 부담이 낮은 안정적인 서울·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사업 위주로 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의 올해 아파트 공급계획 1만47가구 중에서 재건축·재개발 물량은 8880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앵커 : 재건축 사업방식에 따라 건설업체의 수익성이 달라진다고 하지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기자 : 재건축 사업방식은 크게 도급제와 지분제로 구분됩니다. 도급제는 건설사가 정해진 공사비만 받는 방식입니다. 반면 지분제는 시공사가 제시한 무상지분율 만큼 조합원들이 분양면적을 배정받고 나머지 사업의 이익과 리스크는 건설사가 책임지는 방식입니다.

강남 재건축의 경우 조합원들에게 사업이익이 돌아가는 도급제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미분양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지분제를 적용해 사업 리스크를 시공사에 부담토록 하는 사례가 많아진 분위기입니다.

높은 무상지분율을 제시한 건설사는 일반분양분의 분양가격을 그만큼 높게 책정해야만 사업의 수익성을 맞출 수 있는데요. 일반분양가가 너무 높으면 미분양 우려가 있지만 강남권이라는 입지적 장점으로 상대적으로 미분양 리스크가 낮은 것이 건설업체로 하여금 재건축 수주에 적극 나서는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 오는 7월부터 재건축 관련 제도가 변경되는 것도 건설사들의 재건축 수주전을 가열시키는 요인이라고 하는데요.

기자 : 오는 7월부터 시공자가 선정되지 않은 정비사업구역을 대상으로 `공공관리자 제도`를 시행됩니다. 공공관리제가 도입되면 절차가 오래 걸리고 시공사와 조합의 입김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요. 특히 시공사 선정단계도 현재의 `조합설립인가 이후`에서 제도시행 이후엔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바뀌게 됩니다.

오는 7월 제도시행 전까지 수주를 확정하지 못한다면 현재 시공사 선정에 나서고 있는 조합설립 인가 단계의 재건축단지는 사업시행 인가를 받을 때까지 최소 1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인데요. 건설사 입장에선 그동안 수주를 위해 물밑에서 투입했던 마케팅 비용을 회수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지기 때문에 제도시행전 재건축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