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진섭 기자
2007.02.09 08:57:56
강남권 아파트 대책 발표 후 재반등 "요요현상" 반복
강남 공급 대책 없는 상황에서 악순환 되풀이 가능성 있어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정부의 1·11 대책 발표 이후 강남권 재건축. 일반 아파트를 중심으로 호가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러나 대책 발표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급등했던 강남권 아파트 가격을 감안할 때 "요요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요현상"이란 다이어트를 통해 줄어든 체중이 곧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거나, 오히려 다이어트 전보다 체중이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9일 강남권 중개업소에 따르면 '1·11대책' 이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호가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36평형은 급매물이 지난 6일 14억4000만원에 팔렸다. 이는 지난 연말의 호가 16억5000만원에 비해 무려 2억1000만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69평형도 3억원 떨어진 26억5000만원까지 내렸고, 개포동 주공 1단지도 13평형이 8000만-9000만원 떨어진 7억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현장 중개업소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공급 부족을 들어 장기하락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L공인 관계자는 "1·11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물은 거의 없이 호가만 내리는 게 대다수"라며 "집주인들은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여서, 당분간 실거래가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더 뛸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는 과거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나올 때마다 반짝 효과에 그치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발표 이전보다 가격이 더 오르는 '학습 효과' 영향이 크다.
실제 잠실주공 5단지 36평형은 2003년 9월 8억500만 원 선이었으나 10. 29 대책 발표 후 7억 1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음해 4월에 8억2500만원으로 예전 시세를 회복했었다.
또 2005년 8·31 대책 이전에는 최고 12억10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대책 발표 후 11억원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나 연말에 12억원 선을 회복했고, 작년 3월에는 14억 1000만원까지 올랐었다. 현재는 평균 15억-16억원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잠실주공 5단지 뿐만 아니라 강남구 개포동, 강동구 고덕주공 강남권 상당수 아파트들도 마찬가지다.
김광석 스피드뱅크 팀장은 "정부가 다이어트 처방(1·11대책)으로 강남권 아파트에 낀 거품을 제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공급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가뜩이나 대선 등 대형 변수가 남아 있어, 현재의 가격 약세를 시장 안정으로 오판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