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서 한국인 상대 범죄 5년간 1.3만건…스페인이 1위

by한광범 기자
2024.09.30 08:30:29

野한정애, 외교부 현황 자료 공개…절도가 절반
이탈리아·프랑스가 2·3위…살인사건 1위 ''미국''
"중강력범죄 증가세…외교부, 체계적 대응필요"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만 3129명의 재외국민이 범죄 피해를 입었다.

코로나19 이후 일상회복으로 매년 해외로 출국을 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출국한 우리 국민은 2271만명으로 하루 평균 약 6만 2000명이 여행·업무 등을 위해 해외로 떠났다.

해외에 체류하거나 거주하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재외국민에 대한 범죄피해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접수된 재외국민 범죄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총 1만 3129명의 재외국민 범죄피해 중 절도가 6808건으로 가장 많았고 사기와 폭행·상해·협박이 각각 3162건과 2015건으로 뒤를 이었다.

납치감금(319건), 강간 및 강제추행 (316건) 등 중범죄도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살인사건의 경우 2020년 8건에서 2021년 15건으로 2배로 늘었고, 2022년과 2023년 각각 17건, 22건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15건이 발생해 이 같은 추세라면 연말에는 30건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스페인 1450건, 이탈리아 1172건, 프랑스 1120건, 미국 839건, 중국 994건 순으로 범죄피해 숫자가 많았다. 살인사건의 경우 미국이 28건으로 가장 높았고, 필리핀이 11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중남미에서도 12건이 발생했다.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등 혐오범죄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재외공관에 신고·접수된 혐오범죄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2020년 이후 발생한 혐오범죄는 68건으로 그중 독일이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15건으로 뒤를 이었다.

일례로 2022년엔 주유엔 한국대표부 소속 외교관이 맨해튼 한인타운 인근에서 택시를 잡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있었으며, 2021년엔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아시아인 혐오범죄로 인해 한국인 여성 1명과 한국계 미국인 여성 3명을 포함한 8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정애 의원은 “해외여행의 증가로 우리 국민들이 범죄 피해에 노출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살인·납치감금·폭행상해협박 등의 중·강력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외교부는 각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우리 국민의 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안전망을 더욱 튼튼하게 구축하고 여행자들에게 사전 예방 교육을 강화하는 등 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