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으로 떠나는 가을 나들이
by장세희 기자
2020.10.27 07:00:00
가을 꽃구경 하러 한국자생식물원
드넓은 초원을 거닐 수 있는 하늘목장
다양한 동물들과 교감하는 순수양떼목장
[이데일리 트립 in 장세희 기자] 올가을 단풍 구경을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평창으로 언택트 여행, 랜선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구름이 수놓은 아름다운 하늘,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 붉게 물든 단풍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는 평창 여행지 3곳을 소개한다.
가을 꽃구경 하러 한국자생식물원
한국자생식물원을 거닐다 보면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자생식물, 멸종위기식물 등을 마주하게 된다. 외래종과 원예종이 범람하는 시대에 자생식물의 아름다움을 차차 알게 되는 곳이다. 산책로를 따라 곳곳에 팻말이 조성되어 있는데 우리 꽃과 나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이곳에서는 팻말을 읽고 나서 그 식물이 어디 있는지 찾아보며 맞추는 재미가 쏠쏠하다. 느긋하게 길을 걷다 보면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비껴 들어오고 꽃, 풀, 나무 내음이 온몸을 감싼다. 가을이 되면 샛노란 산국, 구절초, 개미취 같은 국화과 식물들과 용담, 솔체꽃 등의 화려한 보라색 꽃을 만날 수 있는데 아름다운 빛깔에 발걸음을 멈추고 자꾸 사진을 찍게 된다. 많이 봤던 익숙한 꽃을 보면 반갑고, 새롭게 이름을 알게 된 꽃을 보면 괜히 마음이 들뜬다.
마가목, 찔레, 산딸나무를 비롯한 열매도 볼 수 있으며 곱게 물든 단풍 아래서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식물원을 모두 둘러보고 나면 상설전시장인 솔바람 갤러리가 나오는데 우리꽃 그림전, 사진전 등 다양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늑한 산장에서 사계절 우리꽃의 자태가 담긴 예술작품을 볼 수 있으며 시즌별, 월별 기획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자생식물원에서는 식물원뿐만 아니라 힐링할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이 있는데 출입구 쪽에 위치한 ‘북카페 비안’이다. 벽면에 책장이 가득 메워져 있고 책을 편안히 읽을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가 넉넉히 마련되어 있다. 따뜻한 난로를 쬐며 차 한 잔과 함께 책을 읽는 것이 이곳의 묘미다. 북카페 옆 널찍한 유리온실에서 바깥 풍경을 감상하며 사색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다. 볼거리가 다양한 숲속판매장에서는 직접 염색하고 말린 꽃으로 만든 압화 제품, 도자기 소품, 도자기 화분, 우리꽃 분경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주말과 휴일에는 도예를 전공한 전문가와 함께 도자기 그림 그리기, 압화 부채 만들기 등을 통해 생활 도자기나 소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드넓은 초원을 거닐 수 있는 하늘목장
축구장 1,400개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하늘목장은 40년 동안 목장 본연의 역할을 하다 2014년에 처음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넓고 가장 높은 하늘을 볼 수 있는 하늘목장에서는 트랙터 마차를 타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감상하는 것이 묘미다. 32인승의 거대한 마차를 타고 신선한 바람을 들이마시며 언덕을 오르는 기분은 제법 상쾌하고 짜릿하다.
창 너머에 소나무와 초원을 배경으로 말이 자유롭게 뛰놀고 젖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드넓은 방목지와 영화 촬영지 공원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하늘과 맞닿은 풍력발전단지와 하늘마루 전망대에 다다르게 된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금빛으로 물든 탁 트인 목장 전경은 물론 울긋불긋한 산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곳곳에는 억새풀들이 만발해 있으며 운치 있는 풍경을 선사한다. 구름이 수놓은 하늘, 하얀 풍력발전기, 금빛 초원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은 환상적인 가을 사진으로 남을 것이다.
전망대에서 대관령 최고봉인 해발 1,157m의 선자령까지 트레킹을 해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선자령에서는 가까이 느껴지는 하늘, 끝없이 이어진 산등성이, 굴곡진 초원을 바라보며 물아일체를 경험하게 된다. 하늘목장에는 이렇게 트레킹뿐만 아니라 전문 승마 코치를 동반한 승마 체험, 양 먹이주기 체험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가지각색의 자연 체험을 하고 싶다면 하늘목장이 제격이다.
다양한 동물들과 교감하는 순수양떼목장
순수양떼목장은 다른 대관령 목장과 달리 다양한 동물과 가까이서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먹이주기 체험이 특성화된 곳으로, 입장료에는 사료 한 봉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양, 산양, 알파카 등을 직접 만져보고 먹이를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순수양떼목장은 대관령에서 유일하게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목장으로 반려견과 추억을 쌓기 좋은 공간이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로를 따라 초원 방목지를 오르고 다양한 동물과 인사를 나누는 것은 색다른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순수양떼목장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길가를 자유롭게 거니는 양과 함께 걷는 것이다. 복슬복슬한 털을 만져보기도 하고 졸졸 따라오는 양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양과 같이 걸으니 반려동물 생긴 것처럼 든든한 기분이 든다. 그렇게 걷다가 여러 방목장을 지나면 해발 1,000m 고산에 위치한 하늘 전망대에 다다르게 된다. 이곳에서는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초원을 뛰노는 양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그네도 설치되어 있어 마치 하늘을 나는 듯 그네를 타며 멋진 인생사진도 남길 수 있다. 하늘 전망대에서 좀 더 올라가면 말풍선 포토존이 나오는데 감성 사진을 찍거나 절벽 쪽에 마련되어 있는 벤치에 앉아 멍하니 해질녘의 노을을 즐기는 것도 좋다.
내려오는 길에는 귀여운 토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토끼마을이 있으며, 그 옆에 피톤치드 숲길로 안내하는 바람길이 펼쳐진다.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를 산책하다 보면 상쾌한 공기에 가슴 속 답답함이 풀리고 어느새 소원 비는 나무 앞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소원도 빌고 산등성이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낭만적인 추억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