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2.10.07 12:42:01
방송통신전파진흥원, 스마트시대 ICT 발전전략 산학연 간담회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지식·창의시대를 대표하는 콘텐츠 중심의 산업구조로 도약하려면, 망중립성을 확립하고 공공컨텐츠 허브를 만드는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이 콘텐츠와 서비스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말인데, 대선을 앞두고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간 업무 조정이 이슈화되는 상황에서 주목받고 있다.
방통위가 망중립성 확립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네트워크와 플랫폼간 시너지를 높일 수는 있겠지만, 막대한 망투자 비용을 이유로 망중립성에 소극적인 통신사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문화부는 플랫폼과 독자적인 콘텐츠 생태계의 특성을 언급해 차기 정부에서 어떤 형태의 조직개편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5일 송해룡 한국방송학회 회장(성균관대 교수) 사회로 진행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하 KCA) 주최 산학연 합동 간담회에서 ‘콘텐츠·디지털TV에서의 쟁점과 정책과제’를 발표한 임종수(세종대 신문방송학) 교수는 망중립성의확립과 콘텐츠 제작지원사업의 조정, 공공콘텐츠 허브 구축, 콘텐츠 생산과정의 모델 및 인력 개발, 콘텐츠 거버넌스 합리화 등을 콘텐츠정책의 주요 쟁점 및 과제로 꼽았다.
삼성전자(005930) 스마트TV와 KT(030200) 간 망 트래픽 유발 비용 논란에서 삼성에 유리한 구조를 설명한 셈이다.
임 교수는 아울러 방통위와 문화부로 이원화돼 있는 콘텐츠 개념의 혼선으로 인해 정책 일관성 부족, 업무 중복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컨버전스 미디어 환경에서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 구분은 의미가 없고 콘텐츠가 네트워크·플랫폼과 일원화된 양식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콘텐츠가 새로운 ICT 성장동력이라는 점을 고려해 새로운 정부구조를 고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신웅 티캐스트 대표는 “중소 제작사가 아닌 경쟁력 있는 사업자 지원에 그치고, 다큐멘터리와 공익 프로그램에 한해 제작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오락 등 지원 장르의 확대를 요청했다.
곽영빈 대원방송 대표도 기획안과 규모만 보고 지원을 결정하기보다 파일럿 제작 의무화를 건의했다. 강 대표는 포맷 수출 등으로 해외유통시장을 개척하고 싶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절차와 방법, 법률 자문 등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외주 정책 개선도 주요하게 언급됐다.
반면 박석철 SBS 전문위원은 “현행 외주제작제도에 대해 외주사와 지상파 모두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라며 “형식적인 규제 틀을 고칠 필요가 있다” 고 주장했다.
이재신 교수(중앙대 신문방송학)는 지상파방송과 외주제작사 간 불공정거래 논란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계속되는 현실이라며, 새로운 정책 마련보다 기존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진기 콘텐츠랩 대표는 외주 정책과 저작권 문제가 오랜 이슈임에도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하드웨어 산업에서는 빠른 추격이 가능하지만 콘텐츠산업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양유석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원장은 콘텐츠산업 진흥을 위해서는 수요자 입장에서 논의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콘텐츠 수요자는 과연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수요자 중심의 콘텐츠 정책은 무엇인지, 특정 콘텐츠에 대한 지불의사가 있는지 지불의사가 있다 해도 단말을 달리하면서 여러번 돈을 낼 의사가 있는지 등을 파악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준호 방통위 융합정책실장은 모든 사람과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커넥티드 사회’의 도래, 제작하는 주체로서의 이용자 주도성 강화, 생태계 경쟁의 핵심요소로 킬러 콘텐츠와 서비스의 제공을 최근 ICT 환경변화의 특징으로 꼽았다.
김 실장은 “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에도 법·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이 낮으며, 콘텐츠와 서비스 중심의 생태계 경쟁 추세와는 달리 제조업 기반의 IT 융합에 치중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주소”라며, 창의지식산업 육성과 공정한 거래환경 조성 등을 통한 소프트 파워 강화와 선순환 생태계 조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