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음식, ‘하이콘셉트’로 무장하라

by강동완 기자
2009.06.24 09:03:00

(창업리포트) <6> 통합적인 시각이 감칠맛 불러일으켜

[이데일리 EFN 강동완기자] 바야흐로 21세기에 전 세계적으로 국경의 개념은 약화되었고, 총과 칼을 가지고 다투던 시대도 이미 지났다.

대신, 이제는 세계 각국마다 소리 없이 일명 ‘문화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문화는 한 나라를 상징하는 것으로 국경이 무의미해진 이 시대에 한 국가에서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이기도 하다.

전주대학교 외식산업학과 (지도교수 : 최동주)의 강슬아 양은 ‘우리음식, 하이콘셉트'로 무장하라'라는 주제자료를 통해, 한식세계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Toffler), 리처드 왓슨(Watson), 다니엘 핑크(Pink) 이 세 사람은 21세기에는 ‘하이콘셉트(high-concept)’가 각광받을 것이라 전망하였다.

하이콘셉트란 감성과 예술까지 아우르면서 전체를 조망하는 통섭(統攝, consilience)과 종합의 능력을 뜻한다.

이것이 외식산업의 핵심 분야에도 충분히 적용할 가치가 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하이콘셉트는 요즘 들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식의 세계화’라는 과제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매뉴얼화 표준화와 같이 운영과 시스템을 체계화시키는 것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물론, 한식의 세계화에 있어 이 같은 사항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외형과 기술적인 부분들만 정비한다고 해서 한식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문화상품이 될 수 있을까?

일단 우리가 대상으로 삼고 있는 외국인들이 한식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게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인식(perception)과 정서적인 부분이 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하이콘셉트야말로 음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생각해 보아야 할 중요한 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는 그 동안 음식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외형에 초점을 맞춰 한식을 세계에 알리는 일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것은 살아가는 문화라는 전체속에서 보면 하나의 부분이고 기술에 해당한다.

더 넓고 깊은 시야를 가지고 작은 조각들을 맞춰 나가야 할 보다 큰 일이 남아있다. 음식은 문화의 일부이고.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는 음식에 대한 이해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우리만이 가진 고유의 음식에 대한 문화가 있고 그에 따른 수많은 역사와 스토리들이 존재한다.



이것을 통섭적인 시각을 가지고 감성적으로 그리고 예술적으로 맛깔나게 풀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음식에 대한 의미를 느끼게 하고 이를 더 감칠맛 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무형적 요소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한식이 세계인의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문화적 향취를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감성적 충격’을 불어넣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식의 대표적인 메뉴로 꼽히는 비빔밥의 경우를 보자.
비빔밥은 ‘섣달 그믐날 저녁에는 남은 음식을 해를 넘기지 않는다’ 는 우리의 풍습에서 비롯되었는데, 이러한 이야기 거리만 가지고도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충분한 소재가 된다.

또 한국의 사계절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계절마다 맛 볼 수 있는 제철 나물들을 소개하며 식재료에 따라 맛의 다양한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흥미를 더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각 계절마다 조금씩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호기심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절기가 바뀔 때 마다 다시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할 수 있다.

또한 비빔밥의 다양한 고명을 오방색(황·청·백·적·흑)의 조합을 토대로 담아 우리나라 전통의 색깔 배합을 통해 예술성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기에 오방색 각각에 대한 설명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콘셉트를 잡고 명확히 인식시켜 준다면 우리의 음식문화에 조금 더 쉽고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으며, 단지 음식만 먹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좀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가진 고유의 음식문화와 전통, 음식 각각이 담고 있는 흥미로운 유래와 다양한 이야기들은 얼마든지 세계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표준화나 시스템화와 같은 과정도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정들이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한식이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시각과 접근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문화와 정서에 기초한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질 때 음식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보다 큰 그림이 완성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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