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랠리 숨고르기…방향 잃은 뉴욕증시 혼조 마감[월스트리트in]

by김윤지 기자
2024.12.27 06:46:48

뉴욕증시 보합 마감, 숨고르기
애플 최고치 경신…시총 4조 육박
계속 실업수당 청구, 3년 만에 최대
여전한 킹달러·높은 채권 금리 흐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산타클로스 랠리’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뉴욕증시는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26일(현지시간) 혼조 마감했다. 연말 휴가철 등을 맞아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여파,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방향성을 잃은 듯한 모양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7% 오른 4만3325.80로 마감해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0.04% 내린 6037.59로 마무리됐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05% 내린 2만20.3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이 전거래일 대비 0.32% 오른 259.02달러에 마무리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총은 3조 9153억달러로 불어나 4조 달러에 육박했다. 기술주 애널리스트로 유명한 웨드부시의 분석가 다니엘 아이브스는 인공지능(AI)이 강화된 아이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목표가를 주당 300달러에서 32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애플을 제외하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엔비디아(-0.21%), 마이크르소프트(-0.28%), 아마존(-0.87%), 메타(-0.72%), 테슬라(-1.76%) 등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최근 혼다와의 합병 소식을 알린 닛산(ADR) 주가는 오름세를 이어가 전거래일 대비 4.11% 올랐다. ‘밈’ 주식 게임스톱 주가가 5.94% 상승하며 눈길을 끌었다. 양자컴퓨터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정체를 해결할 도구로 평가받으면서 관련주인 리게티 컴퓨팅(36.04%), 퀀텀 컴퓨팅(12.55%), 아이온큐(8.28%) 등이 급등했다.

‘산타클로스 랠리’(산타 랠리)가 한숨 돌린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산타 랠리는 매년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 기간 주가가 오르는 것을 뜻한다. LPL 리서치에 따르면 1950년 이후 S&P 500 지수는 이 기간 1.3% 수익률을 기록해 평균 7일 수익률인 0.3%를 상회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애플 스토어에 전시된 애플 아이폰16 시리즈(사진=로이터)
UBS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진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관 투자자들은 거의 거래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소액 투자자 중심인 시기”라면서 “증시가 일년 중 가장 졸린 때”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말 장세가 내년 1~2월의 시장 향방을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라면서 “‘산타 랠리’는 가능성이 살아 있을 수도 있지만 힘든 썰매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턴 기술 전략 책임자는 “미국 주식 랠리는 이번 주말까지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산타 랠리 기간의 수익률은 올해 들어 조금 줄어들거나 심지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나벨리에 앤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루이 나벨리에는 “최근 변동성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예상 보다 금리 인하에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제안한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들이 원인”이라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들은) 이론적으로 긍정적이나 단기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고 짚었다

휴가철 주요 이벤트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날 나온 경제 지표는 미 노동 시장의 둔화를 시사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15~2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1만9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 주 전보다 1000건 줄어든 수치로 시장 예상치인 22만3000건을 하회했다. 하지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2월 8~14일 191만건으로 직전 주보다 4만6000건이 늘어났다. 이는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라고 노동부는 밝혔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보합세를 보였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0.9bp(1bp=0.01%포인트) 내린 4.579%에 거래됐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2년물 국채금리는 0.2pb 오른 4.332%에 거래됐다.

미국 달러화 값은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해 전 거래일 대비 0.08 내린 108.12에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주 2022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인 108대로 올라선 이후 108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국제 유가는 달러 강세 영향에 하락 반전으로 마무리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0.48달러(0.68%) 하락한 배럴당 69.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2월 인도분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32달러(0.43%) 내린 배럴당 73.26달러에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