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에 식탁 물가 ‘들썩’…달걀·오리 가격 상승세

by김무연 기자
2020.12.27 11:06:05

계란·오리 도매가…지난달 27일보다 17.3%·40%↑
닭·오리 살처분으로 공급 주는데 내식 수요는 늘어
2017년 달걀 한 판 1만원 넘기도…유통업계, 물량확보 주력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전국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지속 발생하면서 식탁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가정식단의 주요 재료인 달걀의 도매가는 11월 말보다 17% 이상 올랐고 오리고기 도매가 또한 40% 급등했다.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달걀(사진=이데일리 DB)
27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달걀 도매가(특란 10개 기준)는 1375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1172원)보다 17.3% 올랐다. 산지가격(특란 10개 기준)은 1226원으로 약 9% 상승했다.

소비자가(특란 30개 기준)는 5698원으로 한 달 전보다는 2.3%, 평년보단 2.8% 상승한 수준에 그쳤지만 산지가와 도매가가 오름에 따라 향후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가격 또한 큰 폭으로 올랐다. 오리의 산지가와 도매가는 지난 24일 기준 1㎏당 2105원, 3593원으로 각각 지난달 27일보다 51.8%, 40% 상승했다. 오리 산지가격의 경우 평년과 비교해서 15.7% 오른 수준이다.

최근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AI로 살처분과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일시적으로 공급물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6일 충남 예산 육용종계 농장, 경북 경주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H5N8)가 확진됐다.

현재까지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가금농장은 지난달 26일 전북 정읍 육용오리농장을 시작으로 총 27곳에 달한다. 야생조류에서는 지난 10월 21일 천안 봉강천에서 고병원성 AI가 처음 검출된 후 이달 21일 평택 용이동까지 42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지난 26일을 기준으로 산란계 41호(329만4000마리), 육계 39호(287만7000마리), 육용오리 49호(109만마리) 등 총 163호 농가에서 931만9000마리를 살처분했다. 닭과 오리만 789만5000마리를 살처분했다.

정부는 AI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꾸리고 방역조치를 대폭 강화하고 있지만 철새를 매개로 전파되는 AI 확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7년처럼 달걀과 닭고기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시 도살된 닭·오리는 3787만 마리에 달했다. 특히 산란계 36%가 살처분돼 일부 지역에서 계란 한 판(30개) 가격이 1만원을 넘는 상황까지 발생해 대형마트에서 파는 생닭과 프랜차이즈 업체 치킨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3차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 조정과 5인 이상 집합 금지 명령 등으로 내식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달걀 등의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대체 협력사 확보에 나서는 등 생활 물가 상승에 대비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극신선 달걀인 ‘어제 낳아 오늘만 판매하는 계란’은 대체 협력사를 물색해 12일부터 정상 운영하는 등 물량 확보에 힘쓰고 있다”라면서 “아직까지 달걀 물량 확보에는 큰 문제가 없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