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기술주 M&A가 시장 살려…엔비디아·오라클 급등

by김정남 기자
2020.09.15 06:35:18

잇단 기술주 M&A에 뉴욕증시 모처럼 훈풍
엔비디아 5.8%↑ 오라클 4.3%↑ 강세 주도
테슬라 12.6% 폭등…니콜라 11.4% 올라
화이자 백신 연내 나오나…"당국 승인 대비"

미국 반도체 설계·제조업체 엔비디아의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시장의 키는 역시 기술주였다. 기술주 중심의 인수합병(M&A) 이슈들이 호재로 작용하며 뉴욕 증시가 모처럼 큰 폭 반등했다. ‘반도체 공룡’으로 거듭날 기회를 잡은 미국 엔비디아는 6% 가까이 폭등했다.

1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87% 상승한 1만1056.65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2거래일 연속 내린 이후 3거래일 만에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7% 상승한 3383.54에,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18% 오른 2만7993.33에 각각 마감했다.

뉴욕 3대 지수가 일제히 오른 건 기술주 M&A의 힘이 작용했다. 미국 반도체 설계·제조업체 엔비디아는 영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제조업체 ARM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식에 주가가 장 초반부터 급등했다. 전거래일 대비 5.82% 상승한 주당 514.89달러에 마감했다. ARM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설계하는 회사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최종 결정될 경우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메가 딜’로 기록될 전망이다.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과 기술 제휴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미국 기업용(B2B)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 주가 역시 이날 큰 폭 올랐다. 전거래일과 비교해 4.32% 오른 주당 59.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7월12일(59.81달러) 이후 1년2개월 만의 최고치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경제전문매체 CNBC와 만나 “(오라클과 틱톡의 기술 제휴 여부 등을 두고) 이번주 중으로 관련 내용을 검토할 것”이라며 “미국에 본사를 두고 2만여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는 ‘틱톡 글로벌’을 세운다는 약속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기술주 랠리를 이끌었던 테슬라는 이날 12.58% 폭등했고, 애플의 경우 3.00% 상승했다. 사기 논란에 휩싸였던 ‘제2의 테슬라’ 니콜라 주가는 이날 극한의 롤러코스터를 탄 끝에 11.39% 상승 마감했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소식이 나왔다. 지난주 부작용이 발생하며 임상시험을 일시 중단했던 아스트라제네카가 시험을 재개했다는 소식이 대표적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주가는 0.54% 오른 54.02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가 “당국으로부터 연말까지 백신 사용 승인을 받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인터뷰 소식까지 전해졌다. 화이자 주가는 2.61% 상승했다.

다만 미국 의회의 코로나19 추가 부양책 협상, 미·중 갈등 등은 별다른 진전 없이 암초로 남아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3.8% 하락한 25.85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혼조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0% 하락한 6026.25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0.07% 내렸다. 반면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35% 올랐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 역시 0.03%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