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금융권‥정상근무 전환하고 채용문 활짝

by김범준 기자
2020.05.03 11:30:34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금융권이 이르면 이번 주 순차적으로 정상근무에 복귀한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대응과 관련해 오는 6일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전환을 예고하면서다. 그간 미뤘던 채용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대체사업장에서 근무 중인 인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시차출퇴근제도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은 재택근무와 분산근무를 지난달 초 완화했다. 부서 인원의 20%를 의무적으로 재택근무하도록 한 것에서 자율적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분산근무는 핵심 부서를 제외한 나머지 부서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토록 했다.



KB국민·우리·하나은행도 생활방역 시행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검토를 통해 순차적으로 정상 근무를 시행할 방침이다.

현재 은행권은 코로나 확진자 발생 등의 사태에 대비하려 본점 부서별 일부 인력을 다른 건물로 옮기는 분산근무나 집에서 업무를 보는 재택근무, 시차출퇴근제 등을 시행하고 있다. 생활방역 전환에 따른 정상화 조치는 개별 은행 내 코로나19 종합상황실에서 논의 중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스마트딜링룸 모습.(사진=KB국민은행 제공)
카드·보험사 등 제2금융권에서도 정상 근무를 준비 중이다. 콜센터(고객센터)도 사업장 내 여유 공간을 확보하면서 정상 복귀가 이뤄지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신한카드가 현업 부서의 의견을 취합해 이달 6일부터 분산근무와 재택근무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단, 임산부와 고위험군의 재택근무는 당분간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또 다수의 직원이 참여하는 모임은 등교 개학 이후 완화적 허용으로 재검토하기로 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20일 콜센터 3부제 근무를 해제했다. 최근 업무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 상담사 간 1.5m 이상 거리두기와 60cm 이상 칸막이 높이가 가능해지면서다. 이밖에 다른 카드사들도 코로나19 동향과 정부의 방침을 주시하면서 순차적으로 근무 정상화에 들어갈 예정이다.

보험업계에서는 KB손해보험이 오는 6일부터 분산근무와 재택근무를 원칙적으로 해제할 예정이다. 다만 임산부 등은 제외하는 한편 일반 직원들의 근무 형태에 대해서도 개별 본부별 의견을 우선할 방침이다.

DB손해보험은 지난달 초 재택근무를 해제한 데 이어 6일부터는 분산근무도 중단할 예정이다. 콜센터도 공간 확보를 완료하면서 일부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마치고 이날부터 사무실에서 근무하기로 했다.

코로나19에 닫혔던 금융권 채용문도 다시 열린다. 특히 공기업·공공기관은 올해 확정한 채용규모 달성을 위해 진행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은행 등 금융사들도 중단했던 상반기 채용 절차를 속속 재가동하고 나섰다.

우선 서민금융진흥원은 이달 중 신입직원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다. 당초 계획보다 공고가 한 달 가량 밀렸지만 올 7월 신규 임용을 목표로 채용을 서두르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달 중 인턴 채용 절차를 시작하며, 금융보안원은 오는 7~15일에 2020년도 신입직원 입사 지원을 받는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수출입은행, 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은 예정대로 하반기 공채를 준비 중이다. 다만 캠코는 올해 일정을 다소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채용 인원을 앞서 발표한 2만6000명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코로나 여파로 올 2~4월 중 채용 절차가 중단됐던 점을 감안하면 5~6월 중 상반기 채용 절차를 서둘러 진행하거나, 하반기 채용을 확대하는 방식이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농협은행이 상반기 공채 필기시험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이달 13~15일 면접을 진행한다. 지난 2월 필기시험을 치른지 약 3개월 만이다. 면접은 코로나 확산에 대비해 전국 지역별로 진행한다. 서울의 경우 오는 13일과 14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총 4차례 면접 전형을 진행한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공채를 하반기로 미뤄놓은 상황이다. 대신 이달 중순부터 디지털·정보기술(IT)·투자은행(IB)·자금 등 4개 전문 영역에서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매년 상·하반기 두 번에 걸쳐 공채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하반기 채용 한 번으로 기울고 있다. 그럴 경우 하반기 채용 인원이 통상적인 수준보다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따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350명을 채용했다.

국책은행들도 최근 채용 절차를 시작했다.

올 상반기 중 250명을 뽑는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신입 행원 공개채용 접수를 시작했다. 이달 11일까지 지원을 마감하고 서류 심사, 필기시험, 실기·면접을 거쳐 올 7~8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KDB산업은행도 올 상반기 50명 선발을 앞두고 현재 지원 신청서를 받아놓은 상태다. 서류 심사 후 필기시험(5월 16일), 면접(6월) 등 절차를 거쳐 7월 중 입행시킨다는 방침이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도 두 달 연기됐던 보험설계사·모집인 등록자격시험을 지난달 25~26일 전국 9개 지역에서 야외 고사장 형태로 재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월 말 중단됐던 보험설계사·모집인 자격시험이 재개된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명지전문대학 야외운동장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특별시험’ 성격으로 치뤄진 이번 시험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해 야외 운동장에서 4~5m 일정 간격을 둔 채 진행됐다.(사진=방인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