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외환시장 공개안, 점진적 연착륙 방식"..빠르면 내달 공개

by최훈길 기자
2018.04.22 10:22:10

부총리 "TPP 등 해외사례, 국내 경제영향 종합 고려"
''분기별 순매수 내역→분기별 매수·매도총액'' 가능성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스티브 무느신 미국 재무장관과 양자면담을 했다. 양측은 웃으면서 환담을 했지만, 미국 측은 우리 측에 외환시장 개입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사실상 압박했다. [사진=기획재정부]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점진적으로 하면서 연착륙을 추진할 것”이라며 빠르면 다음 달에 외환시장 개입내역을 공개하기로 했다.

2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기재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는 우리처럼 성숙한 경제와 외환시장을 가진 나라는 해야 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방식의 내용은 시기와 연동돼 있다”면서 “시장에 잘 적응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시기는 너무 뒤로 안 가도 되는 만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스티브 무느신 미국 재무장관과의 양자면담에서 “IMF 권고, 주요20개국(G20) 합의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및 여타국 사례 뿐 아니라 국내 외환시장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쟁점은 공개시기(일·월·분기·반기)와 공개범위(총 매도·매수내역, 순매수내역)다. TPP 회원국의 경우 외환시장의 분기별 개입내역을 1분기(3개월) 이내의 시차를 두고 외화 매수·매도 총액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가 3개월 이내 시차를 두고 분기별 개입내역을 공표하되, 우선 순매수 내역을 공개한 뒤 점진적으로 외화 매수매도 총액을 공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 부총리는 TPP 가입과 관련해 “좀 더 의견을 수렴하고, 부처간에 충분한 토론과 검토를 마쳐 가능하면 상반기 내 결론을 내려 한다”면서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했을 때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의사표시하는 장관들이 꽤 여러 명 있었고 약간 우려하는 장관도 몇 명 있었다”고 말했다.

무느신 재무장관은 “우리 정부의 투명성 제고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자”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이 우리 정부의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방안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외환시장 개입 내역이 과도하게 공개되면 외환당국의 손발이 묶일 수 있다. 원달러 환율 및 수출 경쟁력 하락 우려도 있다.

김 부총리는 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IMF/WB) 춘계회의 참석 차 미국을 방문 중이다. 23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