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 5월부터 ‘퇴직자 재취업 제도’ 확대 시행

by이승형 기자
2011.04.04 08:45:31

CDC시스템 연말까지 12개 계열사로 확대
기존 운영 계열사들도 다음달부터 본격 시행

[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삼성그룹이 5월부터 퇴직자 및 퇴직예정자들을 위한 재취업 제도를 확대해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이는 사원 채용에서부터 퇴사 이후의 재취업까지 기업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국내 기업으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4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등 8개 계열사에서 운영해온 '경력개발센터(CDC:career development center)' 시스템이 오는 연말까지 12개 계열사로 확대된다. 또 기존 8개 계열사의 CDC 시스템도 재정비돼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

CDC 시스템이란 퇴직자나 퇴직예정자가 자신의 경력을 등록해놓으면 재취업 및 창업을 위한 교육은 물론, 취업 알선까지 지원하는 일종의 인사 관리 서비스를 말한다. 재취업 및 창업과 관련된 모든 절차를 원스톱 서비스로 지원한다. CDC의 주요업무는 취업 대상업체 발굴, 창업지원 및 교육, 재취업 알선 등이다.

삼성 관계자는 "상반기중 삼성SDS, 삼성중공업 등 2개 계열사가 CDC 제도를 도입하고, 하반기에는 2개 계열사가 추가로 시행할 예정"이라며 "8개 계열사들의 CDC 제도도 재정비해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CDC 제도를 도입한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전기(009150), 삼성SDI(006400),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모두 8곳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01년 이 제도를 처음 도입했으나 제대로 시행하지 않아오다 지난 2009년부터 재정비하기 시작했고, 이번에 다시 인력과 기능을 확충해 오는 5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특히 과거에는 협력사 위주로 알선됐던 퇴직자 재취업 범위를 5월부터는 관련 업계 전반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퇴직자 경력사항은 물론 관련 업계 취업 정보 등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강화된 제도에 따라 앞으로는 퇴직자들이 취업을 했다가 심경 변화 등의 이유로 퇴사할 경우 다시 다른 기업으로 옮기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처럼 삼성이 재취업 제도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그동안 그룹 안팎에서 제도 활성화에 대한 여론이 컸기 때문. 퇴직자들은 물론 구인 기업들 사이에서도 구인 및 구직 조건에 맞는 매칭시스템, 재취업 현황 수시 조회·검색을 위한 시스템, 실시간 정보 공유를 위한 시스템 등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아울러 CDC 운영 담당자의 업무를 모바일(mobile)화함으로써 현업 인사부서장과의 즉각적인 정보 교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확대 이유로 작용했다.

삼성의 다른 관계자는 "신입사원의 채용에서부터 퇴직자의 재취업에 이르기까지 인사를 관리함으로써 인적 사회공헌활동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있었다"며 "구인 기업에는 '준비된 인력'을 지원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청장년 실업을 다소나마 해소함으로써 국가경제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