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진실게임 2라운드 `신동아 vs 검찰`

by임일곤 기자
2009.01.18 22:27:50

신동아 "미네르바는 박씨와 관계없는 K씨"
검찰·박씨 주장과 정면배치 진위논란 가열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시사월간지 `신동아`가 검찰에 구속된 `미네르바` 박대성(31)씨는 진짜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신동아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동안 검찰이 진짜 미네르바라고 확신한 박씨는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게 되고, 이제까지 날조된 인물로 `거짓 쇼`를 하게 된 셈이다.

반대로 신동아가 거짓보도를 한 것으로 밝혀지면, 국내 주요 시사월간지로서의 위상이 뿌리채 흔들리면서 발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18일 신동아 2월호는 자신을 아고라에서 활동한 미네르바라고 주장한 K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네르바는 한명이 아니라 7명으로 이뤄진 그룹"이며 "박대성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보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K씨는 신동아에서 "과거 금융기관 3곳에서 일했으며 현재 투자재무 컨설팅을 하고 있다"며 "(자신은) 지난 2007년 12월 말부터 500건 가량의 글을 작성해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올렸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주로 글을 썼지만 모든 글을 혼자 쓴 것은 아니고, 자신이 제공한 자료를 기반으로 다른 사람들이 글을 쓰기도 했다"며 "나머지 멤버들도 모두 금융업에 종사하며 언론사 뺨치는 정보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아는 지난해 12월호에서 미디어다음 아고라에 환율급등과 경기변동을 예측하는 글을 올렸다는 미네르바와의 인터뷰와 함께 그의 경제전망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기고문에서 미네르바는 자신에 대해 `증권사 출신이며 해외체류 경력이 있는 남자`라고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K씨가 재인터뷰를 통해 미네르바가 혼자가 아닌 7명의 그룹으로 이뤄졌다고 새롭게 밝힘에 따라 진위논란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게 됐다.

K씨는 일단 자신이 진짜 미네르바이고 구속된 박씨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라고 밝힘에 따라 검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반면 "멤버들 중 현재 연락이 두절된 한 사람이 박대성씨를 시켜 글을 올렸을 가능성은 있다"고 언급해 박씨가 전혀 무관하지 않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8일 박씨를 긴급체포하면서 그가 진짜 미네르바임을 확신해왔다. 박씨 또한 본인 스스로 미네르바가 맞다고 시인하고, 신동아 기고건에 대해서는 "전혀 관계 없으며, 언론이 밝혀주길 바란다"는 당부까지 했다.

검찰과 박씨 주장에 따르면 신동아는 미네르바가 아닌 허구의 인물과 거짓 인터뷰를 한 셈이다.

검찰과 신동아가 `미네르바`에 대해 상반되는 주장을 펼침에 따라 미네르바를 둘러싼 논란은 이제 `검찰 vs 신동아` 양측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