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겨냥 개봉작 여주인공, ''흥행 퀸'' 출사표
by노컷뉴스 기자
2008.01.29 09:54:00
털털한 모습부터 팜므파탈, 엉뚱녀까지 팔색조 매력으로 경쟁
[노컷뉴스 제공] 부족할 것 4명의 여배우가 치열한 경쟁 앞에 나섰다. 설 연휴 극장가 대목을 겨냥해 오는 31일 한국영화 4편이 한꺼번에 개봉하면서 주인공들도 냉정한 관객의 심판대에 올랐다.
1930년대를 다룬 시대극부터 신체강탈이란 낯선 소재를 택한 스릴러,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휴먼스토리까지 장르가 다양하고 타이틀롤을 맡은 여배우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야심 차게 준비한 신작으로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선언한 4명은 전지현, 이혜영, 이보영, 김사랑. 세대와 활동 무대가 달라 마주칠 일 없던 4명은 각자의 개성을 드러낸 작품으로 마침내 부딪힌다.
화제의 중심에 선 배우는 단연 전지현이다. 한동안 야속할 정도로 CF에만 활동했던 전지현이 본업으로 돌아와 택한 작품은 '수퍼맨이었던 사나이(정윤철 감독·CJ엔터테인먼트 제작)'다.
소탈한 다큐멘터리 PD '송수진'으로 출연한 전지현은 화장기 대신 볼의 주근깨를 감추지 않은 외적인 변화부터 꾸밈없는 연기까지 변신을 선언했다.
인간을 불신했지만 슈퍼맨이라고 믿는 남자(황정민)와 만나 세상의 정에 눈뜨는 인물이 송수진이다. 그동안 기획성 멜로 영화에서 의도된 연기를 주로 해왔던 전지현이 택한 가장 과감한 변신으로 담배를 피워 물거나 술에 취해 흐느적거리는 장면이 눈에 띈다.
개봉을 앞둔 전지현은 "더 노력하자, 좀 바꿔 보자는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이 영화를 통해 관객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배우로 좀 성숙한 것 같다"고 했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독특한 카리스마를 뿜은 이혜영의 스크린 컴백도 관심사다.
7년 만에 출연한 영화 '더 게임(윤인호 감독·프라임엔터테인먼트 제작)'은 신체강탈을 다룬 스릴러. 이혜영은 뇌가 바뀌는 변희봉과 신하균 사이를 오가며 문제를 일으키고 해결의 실마리를 주는 '이혜린'을 맡았다.
메가폰을 잡은 윤인호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 단계부터 이혜영을 염두에 두고 집필할 정도로 '맞춤형 배역'을 연기한 이혜영은 극의 긴장을 조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배우의 캐릭터가 다양하지 않던 1980년대부터 팜므파탈에 과감하게 도전해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한 이혜영은 '더 게임'에서도 관록 있는 연기를 펼친다. 다만 편집과정에서 극 흐름상 출연 분량이 줄어든 점은 이혜영은 물론 관객에게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보영과 김사랑은 1930년~1940년대 일제강점기 경성을 다룬 시대극으로 맞붙는다. 모험극과 코믹 드라마라는 장르적 차이가 있지만 같은 시대를 다룬 이유로 끊임없이 비교되는 '원스어폰어타임(정용기 감독·윈엔터테인먼트 제작)'과 '라듸오 데이즈(하기호 감독·싸이더스 FNH)'다.
'원스어폰어타임'의 이보영은 전설 속 3,000캐럿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고자 안간힘을 쓰는 도둑 '춘자'로 기존의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 농염한 매력을 더했다.
낮엔 재즈클럽에서 노래하고 밤엔 불법을 자행하는 강한 캐릭터는 전작 '비열한 거리'나 드라마 '게임의 여왕'에서의 이보영을 상상하는 이들에게는 반전이다. 쾌활하면서도 베일에 가려진 이면을 함께 간직한 춘자를 통해 이보영은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겠다는 각오다.
'라듸오데이즈'에서 김사랑의 직업도 공교롭게 재즈가수다.
조선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을 무대로 개성 강한 인물들이 모여 라디오 드라마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화에서 김사랑은 섹시한 '마리'로 출연해 영화에 맛을 더한다.
방영 중인 사극 '왕과 나'에서 도발적인 여인 어우동으로 출연하는 김사랑은 때를 맞춰 개봉하는 신작으로 상승세를 잇겠다는 욕심이다. 두 작품 모두 섹시한 매력을 드러내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 들며 섹시아이콘으로 인정받겠다는 욕심이다.
이보영과 김사랑은 영화 주제가를 직접 불렀다. 단순히 연기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실감을 살려 캐릭터를 묘사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김사랑은 주제가 '순정 만 리'를 작사할 정도로 열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