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초고층 주상복합 올 상반기 `벙긋`

by윤진섭 기자
2005.07.26 09:15:02

상반기 집값 상승률 10곳 중 7곳이 재건축단지
8월 부동산 종합대책 앞두고 가격 조정 들어가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올 상반기 최고 인기 부동산 상품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와 강남권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정부가 8월 부동산 종합 대책 발표를 앞두고 있고 이에 따른 영향으로 시장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어, 대책에 따라 인기 상품 판도가 확 바뀌는 부침도 배제할 수 없다.

26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1월부터 6월까지 올 상반기 집값 상승률 상위 10개 단지 중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2차 등 7곳이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로 파악됐다.

이 중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인 곳은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2차 17평형으로 올 초 4억6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6월 30일 현재 7억5500만원으로 상승률이 무려 64%에 달했다. 같은 단지 17평형도 6월 매매가격이 6억6500만원으로 올 초 보다 2억4500만원이 뛰었다.

상업지구 변경 논란을 빚은 잠실주공 5단지도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이 단지 36평형은 6월 말 현재 11억9000만원으로, 6개월 만에 3억5000만원이 올랐고, 34평형도 같은 기간 4억원 이상 뛰어, 10억3000만원을 나타냈다.

이밖에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송파구 신천동 장미 1.2차도 각각 상반기에 3억6000만원과 2억1000만원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강남권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가격 역시 강세였다. 금액 기준으로 상승폭이 가장 컸던 곳은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이 중 초대형 평형인 124평형은 올 상반기에만 무려 11억원이 올라, 52억5000만원의 시세를 나타냈다.



강남권 3대 주상복합 중 한 곳인 삼성동 아이파크 역시 연초 20억8500만원이었던 65평형이 현재는 29억~33억원의 시세를 기록, 평균 10억원 이상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경기도에서는 판교 신도시 개발 여파로 분당과 용인의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분당에서는 정자동 아이파크가 상반기에만 6억원이 올라 18억5000만원의 시세를 기록했고, 파크뷰 역시 같은 기간 5억원 이상 상승했다.

아파트 단지로는 용인시 기흥읍 4블록에 위치한 써미트빌 48평형으로 올초 2억6000만원선이던 아파트 가격은 6월 현재 5억9000만원으로 가격 상승률만 122%에 달했다.

그러나 정부의 8월 부동산 대책이 가시화되고 투기지역에서의 대출 제한으로 수요가 완전히 사라지면서 가격 조정 현상이 두드러져, 하반기엔 인기 상품의 판도 변화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강남권 재건축단지들은 7월 초부터 진행돼 온 조정이 속도를 더하면서 최대 1억원이나 낮춘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예컨대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추진 소문으로 급등했던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는 7월 들어 34평형 기준으로 1억원 가까이 빠진 9억원대 매물이 나오고 있다. 송파구 가락시영단지도 마찬가지여서 많게는 7000만~8000만원씩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양해근 부동산뱅크 팀장은 "강남권 재건축이나 주상복합아파트는 정부의 각종 규제 대책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들의 막연한 기대심리가 작용하면서 올 상반기 동안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 팀장은 "그러나 정부가 8월 종합대책을 통해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워낙 확고하고, 시장 분위기도 `8월을 정점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어 재건축,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가 이어질 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