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에서 연휴 보내는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친구들과 언제 만날까

by공지유 기자
2022.09.12 11:00:14

지난달 4일부터 제주 가두리 훈련장에서 야생적응 훈련
무리들과 매일 접촉·교감…"물고기 사냥도 잘 해"
''힌남노''에 수족관 임시이송…조만간 가두리 복귀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지난달 4일, 국내 수족관에 남아 있는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바다 방류를 위해 제주 앞바다 가두리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제주도 연안에 있는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매일같이 교감하는 비봉이가 언제쯤 가두리를 벗어나 최종 방류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사진=해양수산부)
2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비봉이는 지난달 4일부터 약 한 달 간 제주 바다에 위치한 가두리 훈련장에서 야생적응 훈련을 받았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달 3일 비봉이의 해양방류를 위한 본격적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비봉이는 2005년 제주 한림읍 비양도에서 불법포획된 남방큰돌고래다. 이후 수 년에 걸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수족관에서 사육 중인 돌고래들을 야생방류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러다가 호반그룹 퍼시픽 리솜이 지난해 12월까지 돌고래 쇼를 폐지하고 돌고래를 방류하겠다고 발표하며 비봉이를 성공적으로 방류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

비봉이 방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위원회’에서 건강상태와 섭식상태 등 일정한 기준을 평가한 뒤 최종적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해수부에 따르면 비봉이는 살아있는 상태로 제공된 먹이를 직접 사냥해 먹는 등 가두리에서 야생적응 훈련을 성공적으로 받고 있다.

그러다가 제11호 태풍 ‘힌남노’ 북상에 대비해 해수부가 지난달 31일 퍼시픽리솜 수족관으로 비봉이를 긴급 이송해 현재 수족관에서 야생적응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다시 수족관으로 옮겨진 비봉이는 수족관으로 돌아가자마자 수면 밑으로 내려가 수족관을 살피는 등 변화한 환경에도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수부는 태풍 북상에 따른 해상 상황 및 가두리 훈련장 보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휴가 끝난 뒤 비봉이를 다시 해상 가두리로 보낸다는 계획이다. 당초 추석 연휴 전후로 방류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태풍 영향으로 방류 일정에도 일부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달 동안 제주 바다에서 야생적응 훈련을 받은 비봉이는 무리와도 교감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비봉이가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접촉하는 모습이 매일 관찰됐다”고 전했다.

해수부는 비봉이 방류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거운 만큼 일반 국민이 직접 비봉이의 야생적응 훈련 과정을 볼 수 있도록 그동안의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할 방침이다. 그동안 비봉이의 훈련 과정은 해양환경정보포털 홈페이지에서 13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비봉이의 성공적인 방류와 빠른 야생 적응을 위해 국민들의 지속적 관심과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