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웃는 LG CNS… ‘월급 240%’ 성과급 잔치 비결은?

by김현아 기자
2022.01.25 08:27:08

경쟁사 직원들 성과급은 LG CNS보다 못할 듯
IT서비스 3사 중 나홀로 급성장
클라우드·물류IT·금융 사업이 실적 이끌어
‘MSP(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가 성장 비결
글로벌 클라우드 자격증 직원만 1500명 넘어
사업구조 혁신, 인력 전문화 결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LG CNS 사옥 전경 (사진=LG CNS)


코로나19로 기업들의 전산 투자가 지연되면서 지난해 IT 서비스 업계 다수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LG CNS는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경신하며 웃음 짓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보다 22% 늘어난 2조6301억원, 영업이익은 66% 상승한 2004억원을 거둔 것이다.

덕분에 LG CNS는 이달 중 ‘기본급의 240%’를 성과급으로 전 직원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매년 받는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1년 전(180%)보다 60%포인트 인상됐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삼성SDS나 SK(주)C&C 등 경쟁사 직원들은 “우리는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커다란 관심을 보인다. 양사는 “결정된 바 없다”라고 했지만, LG CNS 직원들만큼은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실적이 LG CNS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4분기를 뺀 수치이지만, 업계 1위인 삼성SDS의 3분기 누적 매출은 5조7487억원으로 전년보다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SK(주) C&C는 3분기 누적 매출 1조31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업계는 LG CNS의 급성장에 놀라워하는 눈치다. “작년에 SI(시스템 통합) 쪽은 코로나로 설계부터 시간이 지연돼 힘들었어요. 플랫폼이 있지만 시스템을 빨리빨리 만들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죠. LG의 비결이 궁금합니다.”

김영섭 LG CNS 대표(사진=LG CNS)
LG CNS의 고성장에는 ▲클라우드의 독립사업부 전환(담당 조직에서 대표이사 직속 조직인 사업부로 승격)▲물류IT의 경쟁력 ▲토스뱅크 IT시스템 구축 등 금융 사업 호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컨설팅과 시스템 구축은 물론 사후 서비스까지 클라우드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MSP)에서 두각을 나타낸 점이 눈에 띈다.

LG CNS는 LG그룹 계열사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 중일 뿐 아니라, 대한항공, 한화생명, 엔씨소프트 등 외부의 대형 고객사 클라우드 사업도 하고 있다. 물류IT에선 쿠팡, 롯데, 쓱, 마켓컬리 등이 고객이고, 금융 사업도 토스, KB국민은행, 신한 등에 IT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하지만 이 회사를 경쟁사들과 구분 짓는 것은 MSP(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경쟁력이다. 국내 MSP 시장은 그야말로 초기인데 초기 시장 점유율이 시장 지배력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그런데 이 시장은 LG CNS,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등 3사가 경쟁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클라우드 시장은 서버나 스토리지를 클라우드로 바꾸는 인프라 단계를 거쳐, 애플리케이션 현대화라고도 하는 2단계에 돌입했다”면서 “단순히 여러 회사의 클라우드를 쓰는 게 아니라 컨설팅부터 개발환경 변화, 클라우드 전환 등 전략적 방향까지 서비스하는 MSP가 주목받는다”고 전했다.

LG CNS는 국산 클라우드가 유리한 공공 시장 대신,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와 제휴해 MSP 시장을 공략했다. 그리고 이 시장에 대비해 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클라우드(GCP)의 클라우드 자격증을 획득한 직원만 해도 1500명이 넘는다.

더 이상 SI 중심의 공공시장에 강한 회사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 같은 업의 혁신에는 김영섭 LG CNS 대표의 결단이 작용했다. 김영섭 대표는 6년 전 취임 이후 인력의 정예화, 전문화를 가속하고 사업구조와 사업모델을 근본적으로 혁신하자는 걸 기치로 내걸었다.

LG CNS 관계자는 “LG CNS에는 2천 명 가까이 글로벌 클라우드 자격증 소지자가 있다”면서 “이미 사업구조 혁신과 인력 전문화를 이룬 만큼 경쟁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