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중립' 현실화될까···발전소 오염물질 낮추고, 화학공정 효율 높인다

by강민구 기자
2020.12.16 06:00:00

출연연 융합연구단 중심 탄소 저감 기술 개발 추진
KAIST, ''소형원자로'' 연구···분산형 전력망에 활용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정부가 최근 관계부처 합동으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안)’을 발표하고, 관련 기술 개발 투자를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과학계 대응 기술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이를 분리해 땅속 등에 저장하는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차전지, 태양전지 관련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출연연, 기업 등이 참여하는 융합연구단을 통한 연구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부터 앞으로 5년 동안 240억원을 투입해 수소를 친환경적으로 분해하는 기술 개발을 시작한다. 이와 함께 산업부, 환경부와 협력해 35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 이차전지 등 차세대 연구개발을 통해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 기술 실증도 착수하는 등 관련 투자도 계속될 전망이다.

탄소 배출을 낮추려면 우선 기존 공정에서 작업을 효율화하거나 배출되는 부산물을 관리해야 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지난 2015년부터 CCP융합연구단을 가동, 석유화학공정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레핀은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플라스틱 등 각종 소재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석유를 800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해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열과 에너지를 소모한다. CCP융합연구단의 올레핀 제조기술은 기존 공정 대비 이산화탄소를 30%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용기 CCP융합연구단장은 “실험실에서 나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치 분석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며 “올레핀 제조 공정 과정에서 연간 1500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중”이라고 했다.

화력발전소 등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에너지연구원 FEP융합연구단은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저감, 이산화탄소 원천분리, 초임계 발전기술을 통한 발전효율 향상, 물 회수와 재이용 기술을 개발중이다. 각 요소기술 개발을 완료해 원내 2MW급 실증 플랜트에 관련 기술을 적용해 기술을 검증했다.



이재구 FEP융합연구단장은 “올해는 열펌프기술을 보강해서 굴뚝에서 배출되는 하얀 연기(백연) 배출 문제 등을 해결하고, 개발 기술의 신규 발전소 접목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연구 초기 단계에 있지만, 탄소를 분리 배출하고 이를 자원화하기 위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차세대 탄소자원화연구단은 바이오가스로부터 액체연료를 직접 제조하기 위한 화학전환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인투코어테크놀로지에 3천만원에 기술을 이전했다. 또 이산화탄소 직접 수소화를 통한 경질 탄화수소 생산 공정, 매립 가스를 이용한 메탄올 생산 방법 등과 관련한 연구성과도 내는 등 원천 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지속하는 가운데 원자력계에서는 돌파구로 소형원자로와 신재생 에너지와의 공존 방안을 찾고 있다. 정부의 정책을 떠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차세대 원자력 기술은 적극 활용해서 기존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등의 문제를 보완하고, 전력 수급 관점에서 해결책 중 하나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임계 이산화탄소 사이클 실험 장치.(자료=김용희 교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의 ‘자율운전 소형원자로 연구센터(CASMRR)’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공학연구센터로 KAIST를 비롯해 5개 대학 교수 11인이 협력해 제5세대 원전이라 할 수 있는 ‘자율형’ 소형원자로 관련 연구개발을 수행중이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중대사고를 막도록 피동적으로 원자로를 냉각시킬 수 있는 핵심기술도 개발했다.

연구센터의 최종목표는 극도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자율적으로 운전되는 ‘ATOM(Autonomous Transportable On-demand reactor Module)’이라는 자율형 SMR의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지난 4년간 기본개념을 마쳤고, 일부 핵심기술도 개발했으며, 한국수력원자력과 협력을 통해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용희 교수는 “SMR은 대부분 대형 경수로의 10분의 1 이하 출력 규모이지만 높은 안전성, 낮은 초기 투자비, 짧은 건설 기간 등의 장점이 있다”며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고, 저탄소 시대 분산형전력망을 구축하는데 잠재력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