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교육이요? 현장 실습때 다 배웠어요"

by박태진 기자
2017.03.20 06:30:00

[취업명가에서 배운다]코리아텍 ‘기업연계형 IPP’
국내 첫 장기실습…빠른 업무 적응에 대학·기업 만족
32개 대학에 노하우 전수…정부 사업 컨설팅 지속

△한국기술교육대(코리아텍)는 2012년부터 ‘기업연계형 IPP’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한 기업에 파견 나간 코리아텍 학생이 현장 업무를 배우고 있다.(사진=코리아텍 제공)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공채로 들어온 동기들은 1년간 수습기간을 거친 뒤 정직원으로 전환됐죠. 하지만 저는 5개월 만에 정직원으로 채용됐습니다.”

한국기술교육대(코리아텍)에서 신소재공학을 전공한 허정수(25)씨는 지난 1월 졸업을 앞두고 취업에 성공했다. 지난해 8월부터 4개월간 교내 장기현장실습(IPP)에 참여한 게 주효했다. 현재 그는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국가공인시험검사기관인 KOTITI시험연구원에서 섬유의 물리적 특성(강도, 마찰력 등)을 시험하고 있다.

허 씨는 현장실습 위주의 인턴 과정을 거친 뒤 정규직 전환이 곧바로 이뤄진다는 경우다. 그는 학기 중 산업현장에서 실습교육을 받아도 학점이 인정된다는 점을 IPP의 장점으로 꼽았다.

최근 대학가에서는 IPP가 취업 ‘등용문’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코리아텍이 2012년 도입한 ‘기업연계형 IPP’가 대학·기업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정부는 이 모델을 2015년 대학가로 확산했다.

IPP는 대학 교과과정 일부를 산업체에서 이수하는 제도다. 학생들은 전공과 연계된 현장에서 최대 10개월간 실무경험을 쌓으면서 학점 이수와 실습수당을 모두 챙길 수 있다.

지난달 코리아텍 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한 김정진(26)씨는 작년 하반기(8~12월)에 실시한 기업연계형 IPP를 통해 올 1월 취업에 성공했다. 현재 김씨는 방송통신기기 전문 업체 가온미디어 계열사에서 소프트웨어(SW) 제품의 품질보증을 담당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IPP를 통해 적성에 맞는 직무를 찾았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김씨는 “지금까지 두 번의 IPP를 통해 회사생활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었고 두 업체로부터 취업 제의를 받았다”며 “그 중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코리아텍은 IPP 도입 원년부터 학생들을 산학협력 협약을 맺은 기업체에 4~6개월간 파견을 보냈다. 연도별 파견 학생수는 △2012년 132명 △2013년 225명 △2014년 330명 △2015년 350명 △2016년 370명이다. 특히 2015년도에 IPP에 참여한 코리아텍 학생들의 취업률은 90.4%로, 참여하지 않은 일반 학생들의 취업률(86.2%)보다 4.2% 높았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코리아텍의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IPP형 일학습병행제 사업’을 도입했다. 이 사업은 코리아텍의 기업연계형 IPP를 확대·발전시킨 것으로, 산업체 교육이수와 한국형 도제제도(기술교육제도)인 ‘일학습병행제’를 융합한 형태이다. 현재 총 32개 대학이 이 사업에 참여 중이다.

코리아텍은 현재 IPP 운영의 노하우와 성과를 이들 대학에 전수하기 위해 2015년부터 ‘IPP 허브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단은 32개 대학을 대상으로 IPP에 대한 교육과 컨설팅, 모니터링 등을 수행하고 있다.

코리아텍 관계자는 “IPP 일학습병행제는 대학별로 5년간 진행하는 만큼 앞으로도 정부와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IPP관련 업무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