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위기` 美 수출입은행, 존속쪽으로 가닥

by이정훈 기자
2014.07.08 08:42:43

맨친 의원, `5년 더 유지` 발의..공화당도 지지
이달중 표결처리..수출입행장도 존속 `낙관`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직원들의 비리 문제 등으로 존폐 논란에 휘말렸던 미국 수출입은행(U.S. Export-Import Bank)이 당분간 존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무역 증진을 위해 설립해 지난 80여 년 동안 운영해온 수출입은행은 최근 직원 4명이 대출을 빌미로 뇌물과 선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당국 조사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오는 9월말 인가 시한이 만료되는 수출입은행은 의회로부터 재인가를 받지 못하면 폐쇄 수순을 밟게 된다. 미 의회는 지난 2012년에도 수출입은행의 존폐 문제를 검토했다가 재인가를 해준 바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조 맨친(웨스트 버지니아주) 상원의원은 앞으로 수출입은행을 5년 이상 더 유지하되 대출한도를 종전 1400억달러에서 1600억달러로 더 늘리자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조만간 발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로이 블런트(미주리주) 공화당 상원의원도 지지 의사를 밝혔고 나섰다. 그는 “수출입은행은 공익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며 “국제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이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같은 공화당 소속인 마크 커크(일리노이주) 상원의원도 동조하고 있다.



맨친 의원은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모아 조만간 발의하는 수출입은행 존속 법안을 공동 발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맨친 의원은 “나의 법안을 지지하는 많은 동료 의원들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며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를 지지할 경우 정치적인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수출입은행 폐쇄에 찬성하는 쪽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로 선출된 케빈 매카시 의원과 스티브 스캘리스 원내총무 등 새 지도부는 수출입은행 재인가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매카시 대표 내정자는 지난 2012년에는 이 은행의 재인가에 찬성했다가 이번에 반대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 상공회의소는 수출입은행 재인가를 요청하는 865개 경제 단체 대표의 서명을 받아 미국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전미제조업협회 (NAM) 등도 정치권을 상대로 파상적인 로비 공세를 펴고 있다.

백악관은 올 가을에 이 은행의 인가 기간을 5년 더 연장해줄 것을 의회에 요구하기로 했다. 미국 기업들은 수출입은행이 없어지면 미국 기업들이 유럽이나 중국 기업과의 수출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