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올린 `윤용로號` 우여곡절 딛고 순항할까

by문영재 기자
2012.02.22 09:12:11

"이르면 이달말까지 조직개편·인사 단행"
기존 고위직 잔류 관심..일괄사표 가능성

[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외환은행이 새로운 사령탑인 윤용로 행장 체제로 22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 17일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간 협상이 타결된 지 닷새 만이다. 윤 행장이 외환은행장으로 내정된 때부터 따지면 무려 1년여 만이다.

외환은행(004940)은 이날 서울 을지로 본점 4층 대강당에서 윤 행장의 취임식을 갖고 영업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에 따라 윤 행장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과 민간은행을 거친 은행장에 이름을 올렸다. 두 차례 모두 노조의 환대를 받은 진기록도 남겼다.

윤 행장은 지난 1977년 행정고시 21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경부 외화자금과장, 은행제도과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차관급인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12월 기업은행장에 임명된 뒤 2011년 3월 하나금융에 합류했다.


윤 행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정말 매우 오랜 기간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직원들의 고통과 아픔이 많았을 것이란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정확히 인식하고 면밀하게 대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발전해나갈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외환은행 직원들도 9년 만에 한국인 은행장을 다시 맞으면서 반기는 분위기다. 조직을 추스르는 포용력 측면에서 이미 합격점을 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용로호`가 별다른 암초없이 순항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론스타 지배 하에 멈춰 버린 성장동력을 복구하고, 총선·대선정국 돌입과 함께 시작될 정치권의 `론스타 공세`도 버텨내야하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임직원들의 정서적인 박탈감과 상처입은 자존심 등도 윤 행장이 풀어야할 과제다.


윤 행장은 흐트러진 조직과 영업 환경을 정비해 경쟁력을 되찾겠다며 조직개편과 인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이번주말까지 각 부서 업무보고를 모두 받고, 이르면 이달말까지 부행장 등의 인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윤 행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인사와 관련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에 조직개편과 인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먼저 외환은행 부행장과 부행장보 등 고위임원에 대해 일괄사표를 제출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외환은행 부행장은 4명, 부행장보는 5명이다. 일각에서는 윤 행장이 이들에 대해 일괄사표를 받은 뒤 재신임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 출범하는 상징성이 강조될 경우 기존 임원 가운데 일부를 내보내고, 외환은행 내부인사가 고위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존 외환은행 부행장과 부행장보가 하나금융 인사들에 비해 평균연령이 4~5세 정도 많고 평균 연봉도 더 높다는 얘기가 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