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도진 기자
2010.11.14 15:50:48
현지언론 "환율·무역불균형 문제 고비 넘겨"
`G20회의 주도 성공`..긍정적 평가 우세
[상하이=이데일리 윤도진 특파원] 서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무사히` 마친 중국의 표정이 한층 여유로워졌다.
애초 중국은 글로벌 무역 불균형과 위안화 절상 문제가 서울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돼 회의 이후 도출되는 결과에 따라 국제 사회의 압력이 더 커질 것을 우려했었다. 그러나 중국을 속박하는 어떤 조항도 담지 못한 결과를 내놓은 채 회의가 마무리되자 중국 언론들은 한결 편안한 목소리로 회담 결과를 논평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대체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할 말은 하고, 막을 것은 막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언론을 위시한 외신들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G20의 최대 패배자`라고 폄하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평가다.
이는 G20에서 미국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은 설정하는데 실패한 반면, 중국은 회의 기간동안 낮은 자세로 일관하며 미국과 유럽의 끈질긴 환율절상 압력을 일단 막아낸 데 따른 평가다.
아울러 미국의 6000억달러 규모 양적완화에 대한 비판이 비등, 이전에 중국으로 쏠렸던 관심을 미국으로 돌리는 데도 성공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제문제 평론가 쉬리판(徐立凡)은 13일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에 게제한 칼럼에서 "미국이 서울 회의 직전 6000억달러 규모의 2차 양적완화를 발표한 것이 환율 의제에서 최종 선언문에 `환율 유연성을 높인다`는 표현을 넣는 것으로 마무리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환율 문제와 관련해 원론적 수준으로 막아냈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함께 "무역 불균형 문제와 관련해서도 무역흑자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4%를 넘지 못한다는 표현은 들어가지 않았다"며 "하지만 금융구조 개혁과 관련해 IMF(국제통화기금) 투표권의 6%를 개발도상국이 받아 온 것은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관영 매체들은 중국 측의 발언이 G20 선언에 크게 반영됐다는 점을 부각했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G20 선언은 후진타오 주석 주장처럼 선진국의 과도한 환율 개입과 무질서한 환율 변동성 초래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며 "서울선언으로 신흥국은 과도한 자금 유입에서 벗어나고 환율에 대한 취약성도 완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영 신화통신 역시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냈다"며 "서울 선언으로 강하고 균형 있고 지속가능한 글로벌 성장을 이루기 위한 조치가 마련됐다"고 평론했다.
이번 G20를 계기로 국제사회에서의 미국의 입김이 작아졌음을 조소하는 듯한 목소리도 있었다. 인터넷 매체 신랑재경(新浪財經)은 자오옌(趙岩) 특약 평론가의 논평을 통해 "이번 G20는 미국의 우아한 쇠락을 보여준 증거였다"고 비꼬았다. 미국이 양적 완화가 신흥국의 공격을 피할 수 없었음을 강조한 표현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환율전쟁이 `잠시` 멈췄을 뿐이라는 점에서 경계심을 늦춰선 안된다는 시각도 있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환율전쟁이라는 이슈는 아직 각국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이라며 "많은 해외 언론이 G20의 환율 문제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고 실질적 해결책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