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사재출연 거부..8일 채권단 회의(상보)

by민재용 기자
2010.02.07 21:31:27

채권단 금호석화 경영권 `압박` 나설 듯
비협조 오너 제외 구조조정 방안도 고려

[이데일리 원정희 좌동욱 민재용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 일부 대주주들이 채권단의 사재출연 요구를 거부, 현재 추진중인 금호 구조조정 방안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7일 "금호측 일부 대주주들이 채권단이 요구해 온 책임 이행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며 "내일 채권단 긴급회의를 열어 후속조치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에 따르면 박삼구 그룹 명예 회장을 제외한 박찬구 전 화학부문 회장 등 다른 오너 일가들이 사재출연 동의서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박찬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화학부문 회장뿐 아니라 고(故) 박정구 명예회장 장남인 박철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 등 다른 대주주 일가들이 사재 출연 동의서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대주주 사재출연의 전제 아래 금호그룹과 작년말 합의했던 구조조정의 큰 틀을 지킬필요가 없다며 금호측을 압박하고 있다.
 
채권단과 금호그룹은 금호산업(002990)과 금호타이어(073240)에 대해서는 워크아웃을 통해, 금호석유(011780)화학과 아시아나항공(020560)에 대해서는 자율협약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었다. 



금융권에선 채권단이 8일 긴급회의에서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도 자율협약 대신 워크아웃을 통한 구조조정을 내세우며 금호측의 경영권을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사재출연에 동의하지 않는 일부 오너를 제외하고 금호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호그룹에서는 금호석화의 경영권이 제일 민감한 부분"이라며 "채권단이 금호석화 자율협약을 재검토해 워크아웃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뿐만 아니라 다른 채권은행들은 금호그룹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거부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만약 금호측이 사재 출연을 거부했다면 채권단의 지원은 중단되고 법정관리로 가는 것이 수순"이라고 금호측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금호그룹측은 "사재 출연은 오너에 관한 이야기로 그룹 차원에서 밝힐 사항이 아니다"라며 "형제간에 입장이 달라 의견 일치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