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진섭 기자
2005.05.24 09:28:06
2년 연속 4천억원대 당기순이익..`정부 배당은 쥐꼬리`
조성원가 대비 판매가 차이 커져, 시민단체·업계 불만 커져
[edaily 윤진섭기자] 한국토지공사가 정부 산하 공기업 중 2위에 해당되는 48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 같은 뛰어난(?) 경영 성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공공택지개발 등으로 조성한 땅에 거액의 웃돈을 붙여 폭리를 취한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재정경제부가 최종 집계한 2004년 회계 정부투자기관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토지공사는 지난해 4조7415억3200만원의 수익에서 4조2547억9100만원의 비용을 제외한 4867억41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13개 공기업 중 한전(2조8807억6900만원)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토지공사는 2년 연속 4000억원이 넘는 뛰어난 경영 성적표를 거뒀다.
그러나 전체 지분의 73.3%를 가지고 있는 정부에 대한 배당금액은 당기순이익의 10%에도 못 미치는 356억원에 그치고 있으며, 이 역시도 재정경제부의 적극적인 `배당금액 확대 요구`에 따라 마지못해 증액한 금액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한국토지공사가 행정도시와 택지사업 추진 등을 이유로 예년 수준의 (150억원 내외) 배당액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라며 "그러나 큰 폭의 이익이 발생한 만큼 지분에 맞는 배당액을 요구, 356억원의 배당금액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토공이 택지 분양 과정에서 용지 매입과 조성은 싸게 하고, 택지 공급은 비싸게 해 이익만 추구한 게 아니냐`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자료에 따르면 99년에 공급된 남양주 호평지구의 경우 조성원가가 평당 222만원에 공급가격이 227만원으로 별반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 7월에 공급된 용인 죽전지구는 조성원가는 평당 292만원이었으나 택지공급가격은 평당 356만원으로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으며, 2001년에 공급된 파주교하지구는 조성원가 평당 211만원에, 택지공급은 평당 322만원에 이뤄져 그 차익이 평당 100만원을 넘어섰다.
특히 올해부터 처음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경기도 용인 흥덕지구 아파트 용지는 공급가격이 사상 최고인데다 용지대금도 낙찰 후 3개월 이내에 70%를 납부하게 돼 있어 개발이익을 토공이 독식하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오는 27일 주택공급업체를 선정하는 흥덕지구 3개 필지(2-3,2-4,2-6블록)의 평당 공급가격은 720만~753만원선이다.
이는 토지공사의 아파트 용지 공급사상 가장 높은 가격이며 지난 6일 추첨을 한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2개 필지 공급가격(평당 410만원 및 337만원)보다도 최소 평당 310만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금까지 가장 비싼 택지공급가격은 경기도 하남 풍산지구의 평당 706만~720만원이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박완기 시민감시국장은 "한국토지공사가 공익사업 목적으로 택지를 공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분히 장사목적에 치중해 택지를 공급하는 징후가 농후하다"라며 "이익이 감소해도, 택지를 싸게 공급해 주거안정을 실현하겠다는 토공의 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D건설업체 관계자도 "아파트 용지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택지가격이 비싸도)주택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택지 청약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토공이 택지값을 올려 개발이익을 독차지하고 있을뿐더러 이는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는 "2년 연속 큰 폭의 이익을 낸 것은 경기 호황의 영향도 있지만 용인 동백과 죽전지구 내 상업용지를 매각, 그 이익이 당기순이익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택지개발사업, 행정도시 착수 등 공익적 사업에 연간 수조원이 투입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비난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