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 내세우며 지지율 발판된 외교의 힘[李정부 반년]
by김인경 기자
2025.12.04 04:29:23
한달에 한 번꼴로 해외 순방하며 다자외교 강화
두차례 한미정상회담, ''핵잠'' 건조 승인 받기도
''준비기간 부족 우려'' APEC 정상회의 개최도 원만
내년 북미 대화 가능성·중일 갈등 등 과제도 산적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통해 글로벌 경제·안보환경 대전환의 위기를 국익 극대화의 기회로 만들겠다.”
지난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선서다. 이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면서,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면 중국이나 러시아 등 주변 국가와도 손을 잡겠다는 철저한 ‘국익 중심’의 외교를 선언했다. 취임 6개월간 이 대통령은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확인하면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도 경주에서 성사시키며 주요국들과의 우호 관계를 다졌다.
| |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6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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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튀르키예를 방문하며 올해 마지막 순방 일정을 마쳤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2주 만에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의장국인 캐나다를 포함 유럽연합(EU) 지도부·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일본·인도·호주·멕시코 정상 등과 10차례 양자 정상회담을 마쳤고, 이어 일본과 미국을 방문했다. 특히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만드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가 되면, 나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가 되겠다”라 말하기도 했다.
이후 유엔(UN) 총회에 참석해 한반도 문제 해법으로 ‘END 이니셔티브’를 제시했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선 말레이시아와 자유무역협정(FTA)도 최종 타결했다.
10월31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경주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미국으로부터 핵연료 추진 잠수함(핵잠) 건조 승인을 받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에서도 한화오션 제재 1년 유예 등 성과를 냈다. 계엄과 탄핵 등으로 APEC 준비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행사 자체는 내실있게 꾸렸다는 평가다. 게다가 이 APEC을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도 열려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취임 이후 6번의 공식 해외 순방을 마쳤고 한국에서 개최된 APEC도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외교’는 이번 정부의 힘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11월 4주차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 긍정 평가 1위로 ‘외교’(43%)가 꼽힐 정도다.
다만 다가오는 과제는 많다. 내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미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북미대화가 성사되더라도 ‘핵 없는 한반도’라는 원칙을 전제로 한국의 역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펴면서 한국을 배제하는 상황인 만큼, 이를 극복하고 한국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첫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대만을 두고 중일 관계가 극도로 악화하면서 주변국 사이에 어떤 균형을 잡아갈지도 중요하다. 정부는 한일관계와 한중관계 모두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안보를 생각하면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고 대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과거처럼 ‘전략적 모호성’을 택하느냐, 좀 더 명확한 태도를 보이느냐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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