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대내외 리스크 고려해 인하…속도 유연하게 결정”
by정두리 기자
2024.12.25 12:00:00
한국은행,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 발표
물가안정화 유지속 경제상황 변화 맞춰 금리 추가 인하키로
금융‧외환시장 리스크관리 통한 시장안정화 조치 적기 시행
금융중개지원대출 중장기 개선방안 등 대출제도 개선도 검토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 금융안정에 초점을 두고 기준금리 인하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하기로 했다. 물가상승률이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 증대, 주력업종의 글로벌 경쟁 심화, 통상환경 변화 등으로 경기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된 점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4일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통화신용정책 운용방향’을 의결했다고 25일 밝혔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지속하고 성장의 하방압력이 완화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맞춰 추가적으로 인하할 계획”이라면서 “금리인하 속도는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양상과 그에 따른 물가와 성장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그리고 정책변수 간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유연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부채가 거시건전성정책이 원활히 작동하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리인하의 영향 등을 계속 점검하고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와 대내외 정치 불확실성 등이 환율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유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계획이다. 시나리오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을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해 시장 불안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필요시 추가 조치를 시행한다. 비정례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 실시, RP 매매 대상증권 및 대상기관 확대, 외화유동성 공급 등 현재 시행중인 시장안정화 조치는 시장 상황을 점검하면서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필요시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는 한편 정부와 함께 외환건전성 규제 완화 등도 검토한다.
금융안정 역할 강화를 위한 대출제도 개선도 지속 추진한다. 한은은 금융기관 보유 대출채권을 한은 대출의 적격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IT 시스템 개발, 관련 규정 마련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 대해서도 필요시 적시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및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키로 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의 경우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등을 감안해 취약부문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유지하면서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중장기 개선방안을 검토한다.
내년에는 대내외 정책 커뮤니케이션도 강화한다. 금통위원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하고 향후 3개월 내 조건부 금리전망의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된 점을 고려해 선행지표 개발, 미시데이터 확충 등을 통해 경제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특히 경제전망 오차에 대한 분석을 강화해 이를 매년 11월 대외적으로 공표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로의 지표금리 전환을 본격 추진함으로써 단기금융시장에서의 통화정책 파급효과를 제고하고, 공개시장운영 원칙을 정리하고 대외 공표를 추진한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우리 경제의 구조적 변화 및 통화정책 파급경로 영향 등을 분석하고, 저출생·고령화, AI·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등에 대한 연구도 강화해 이를 고려한 중장기 통화정책 운용방안을 모색한다.
한편 내년에는 지급결제서비스의 효율성과 국가간 상호운영성을 제고하기 위한 인프라 개선 노력도 이어진다. 한은금융망에 국제금융전문표준(ISO 20022) 도입을 추진하고, G20 국가간 지급 서비스 개선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정부, 국내 금융권 등과 제도 개선을 진행한다. 국제결제은행(BIS) 및 주요국과 공동으로 아고라 프로젝트 등 토큰화 기술을 활용한 국가간 지급서비스 개선 연구도 진행한다. 지급결제제도의 안전성 제고를 위해 가상자산 시장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한편, 스테이블코인 규제 등 2단계 입법논의에 적극 참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