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샷 나눈 尹韓, 당정 관계 회복 신호탄 될까[통실호외]

by박종화 기자
2024.07.27 11:00:00

대통령실-국힘 지도부 만찬 이후 당정공조 강조
대통령실 "尹대통령-韓대표는 공동 목표 있어"
채해병 특검·정례회동 재개가 리트머스 시험지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우리가 앞으로 하나가 돼 우리 한동훈 대표를 잘 도와줘야 된다” 2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 간 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말이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각각 맥주와 콜라를 들고 러브샷을 나눴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한동훈 대표(왼쪽),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 등과 함께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한 목소리로 당정 관계 강화를 외치고 있다. 전대 바로 다음 날 열린 만찬은 당정 공조를 천명하는 자리였다. 다만 아직 당정 간 갈등 불씨가 꺼졌다고 보긴 이르다.

24일 열린 만찬은 여러모로 이례적이었다. 전대 바로 다음 날 전대 낙선자까지 한자리에 모여 화합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의힘 전대에서 김기현 지도부가 선출됐을 때 윤 대통령은 닷새 후 새 지도부를 대통령실에 초청했다.

대통령실은 메뉴도 직접 고를 만큼 윤 대통령이 이번 만찬에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만찬 메뉴론 삼겹살과 돼지갈비·모둠 상추쌈·빈대떡·김치·미역냉국·김치김밥·과일이 나왔는데 “당·정·대의 통합을 의미하는 한편 막역한 사이에서 먹는 대표적인 한국 음식으로 격의 없이 소통하고 대화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았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전대 과정에서 수평적 당정 관계를 내세우며 친윤(親윤석열)계와 각을 세운 한 대표도 이날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한 대표를 외롭게 만들지 말고 많이 도와주라”고 했다고 한다. 원래 이날 만찬은 한 시간 반 동안 계획돼 있었는데 30분 더 길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6일 기자들에게 “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며 “당정 간에 긴밀하게 소통해서 향후에 협력해 나갈 것이다, 대통령도 지난번 만찬 때와 마찬가지로 참모진들에게 당과 긴밀하게 소통하라고 다시 한번 지시했다”고 했다.

다만 아직 당정 관계가 다시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는진 불투명하다. 해병대병 순직 사건(채 해병) 특검법이 그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수사에서 미진한 부분이 발견돼야 특검을 ‘검토할 수 있다’는 대통령실과 달리 한 대표는 정치권이 아닌 제3자가 특별검사 후보자를 추천한다면 특검 수사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나 정례회동 성사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번 만찬에선 따로 독대하진 않았다. 또한 김기현 지도부 당시엔 윤 대통령과 김기현 당시 대표가 한 달에 두 번씩 정례적으로 회동하기로 했지만 한동훈 지도부에선 아직 재개 소식이 없다.